이명박 정부 말기이던 2012년 1월 기획재정부는 장기전략국을 신설했다. 국가 중장기 정책과제 연구와 전략 수립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연구 분야는 방대했다. 저출산·고령화부터 신성장 동력 확보, 미래 인재 양성, 재정 고갈 위험, 남북문제까지 망라했다. 4년여가 지난 지금, 이름을 바꾼 미래경제전략국은 ‘단기 현안 대책부서’로 전락했다는 게 기재부 안팎의 평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기재부 출신 한 관료는 “국가 장기전략보다는 당장 국민에게 인기를 끄는 단기 정책을 정권 차원에서 선호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기전략국은 박근혜 정부 들어 두 차례 이름을 바꿨다. 2013년 말 미래사회정책국으로 개명했다. 경쟁력전략과 신성장전략과 등 장기전략 담당 과를 빼내는 대신 인력정책과 사회정책과 등 현안을 맡는 과로 채웠다. 신설 취지에 역행하는 조직 개편이었다.

2014년 말에는 미래경제전략국으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중장기 정책 연구 기능은 갈수록 퇴색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여성 지원 정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는 ‘범(汎)정부 메르스 일일 점검회의’가 주 업무였다.

기재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미래경제전략이란 타이틀은 달고 있지만 그때그때 발생하는 현안 처리 부서로 돌아간 상태”라며 “이것이 국가 장기전략을 총괄한다는 기재부의 현주소”라고 자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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