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포커스]

'국회의원 겸직 제한 법안'

입력 2016-08-17 19:30 수정 2016-08-17 22:34

지면 지면정보

2016-08-18A8면

국무위원 겸직 땐 정치중립 '흔들'
지역구 의정활동도 사실상 '스톱'

장관직 겸임 국회의원, 본회의 표결 참여 못해
상임위·예결위 등도 사임

유승희 의원

국회의원의 행정부 입각 시 본회의 표결권 등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무위원(장관)의 국회 의결활동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장관직을 겸임하는 국회의원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상임위원회 위원 및 국회 특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등을 사임하도록 못박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국무위원의 활동기간에 의원 권한을 내려놓자는 ‘겸직금지법’이 발의됐지만 해당 상임위원회 심사도 거치지 않은 채 폐기됐다.

국회법 29조 1항은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직 이외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명시해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39조 4항엔 ‘국무총리·국무위원·국무총리 실장·처의 장, 행정각부 차관, 기타 국가공무원 직을 겸한 의원은 상임위원을 사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유 의원은 “국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민감한 안건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포기하고 의원 권한을 행사해 논란이 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국무위원을 겸직할 경우 해당 지역구의 의정활동이 사실상 ‘스톱’되는 등 대의기능이 약화되는 것도 개정안을 발의한 배경이다. 지난 19대 국회 당시 총 10명(강은희 김희정 유기준 유일호 유정복 이완구 이주영 진영 최경환 황우여)의 국무위원 겸직 의원 가운데 이완구 전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겸직 의원 9명은 평균 6개월 이상 국무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무위원을 겸직했던 한 의원의 보좌관은 “보통 지역구 의원들은 의정활동과 동시에 지역구 현안까지 챙겨야 하는데 (겸직 의원들은) 그러지 못해 국회법에 따라 입법보좌를 해야 할 보좌진이 의원 대신 매주 지역을 찾아다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가면 법적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의원직을 사퇴해 해당 의원실 보좌진이 한순간에 실직자가 되기도 한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과 프랑스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과 일본은 겸직을 허용하고 있지만 일본 의회에선 지도부(국회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사무총장 등)는 국회법과 의원행위규범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 공무원 등을 겸임할 수 없다.

유 의원은 “겸직 허용은 헌법정신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행정부를 감시·견제해야 할 국회의 권한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며 “정치발전특별위원회에서 법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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