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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주식분할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주가 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주식의 액면가를 쪼개는 것이 '반짝 호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등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 조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27개사다. 올해를 넉 달여 남겨두고 작년(28개사)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10개사가 주식을 분할했다.

주식분할은 자본금 증가 없이 액면가를 낮추고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유통주식 수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뤄진다.

액면가가 낮을수록 투자자들 접근성이 높아지므로, 주가는 대개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

올해 롯데제과(65,4001,700 +2.67%)와 크라운제과(15,10050 +0.33%), 필링크(3,53025 +0.71%), 아이오케이(4464 +0.90%), 와이제이게임즈, 대림제지(2,10090 +4.48%) 등은 주식분할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급등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3월7일 주식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이날부터 사흘간 종가 기준 17.10% 치솟았다. 당시 장중 상승폭은 더욱 커 연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달 15일 장 마감 뒤 주식분할을 결정한 필링크는 그 다음날부터 사흘간 19.28%(종가 기준) 급등했다. 이밖에 아이오케이, 대림제지 등도 주식분할 소식에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문제는 주식분할을 실시하고 난 이후다. 액면가를 쪼개고 재상장한 경우 주가가 맥없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크라운제과는 재상장한 다음 이틀간 급등하다 이내 고꾸라졌다. 이날 현재 3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거래재개 후 기록한 연중 최고가(8만3500원)과 비교하면 약 54.49% 떨어진 것이다.

롯데제과도 재상장한 첫날 연중 최고가인 32만500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18만1000원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가를 기록, 석달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대림제지의 경우 거래재개 첫날 종가 기준 16.98% 급락한 데 이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주식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은 유동성이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라며 "주가 상승에 의미있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액면가를 낮춰 투자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개선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주가가 오름세를 탄 다음 주식분할이 이뤄지는 점도 상승 제한 요인으로 꼽았다.

황 실장은 "기업의 펀더멘털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주식분할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분할은 가격이 비싼 황제주 중 일부에게만 한정된 효과가 나타난다"며 "거래량과 주가 상승의 관계를 찾을 순 없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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