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 총재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하며 정부 억제 조치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자, 금융위가 발끈해 다음날 정책의 효과를 강조하는 반박 자료까지 낸 것이다. 은행의 여신심사를 강화한 가이드라인 시행이 안착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이 총재 발언 수위가 높아지기는 했다. 예전엔 가계부채가 우려된다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한은은 물론 금융당국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며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물론 금융위로선 섭섭했을 수 있다. 그동안 고정금리 전환, 분할상환 등 가계부채 구조조정에 힘을 기울여 왔던 금융위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효과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과민 반응은 보기 민망하다. 가계대출이 6월 6조5000억원에서 7월 6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무슨 대단한 성과라도 되는 양 언급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비은행 대출이 증가하는 등 이른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지 않는가.

조용히 말로 해도 충분할 것을 반박 자료까지 내 일을 키우며 잡음만 만든다. 더구나 금융위는 한은과 함께 가계부채 관리협의체까지 구성해 운영하는 중이다. 한은 총재가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말로 듣는 정도라면 가계부채의 원인 진단과 대응에서 과연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인지부터 의문을 갖게 된다. 합심해서 풀어야 할 문제이지, 입씨름이나 할 대상이 아니다. 가계부채 공조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인가.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