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32년 양궁 열정', 올림픽 금메달 23개…새 역사 쐈다

입력 2016-08-14 19:12 수정 2016-08-14 23:10

지면 지면정보

2016-08-15A13면

MK, 1985년 양궁협회장 취임후 450억원 투입
정의선, 2005년 바통 이어

현대차, 선수용 트레일러 제공
휴게실·샤워실·치료실 등 갖춰
사설 경호원에 방탄차도 배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후 열린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금메달 2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

한국 양궁 선수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 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올라 한국 양궁을 이끈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사상 처음 전 종목을 석권하며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선 배경에는 정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의 32년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인기 종목이던 양궁을 한국의 대표 올림픽 종목으로 키워냈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사장 시절 미국 LA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의 금빛 드라마를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정 회장은 이듬해 양궁을 지원하기로 마음먹고 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현대정공에 여자양궁단, 현대제철에 남자양궁단도 창단했다.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네 번 양궁협회 회장을 지냈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명예회장직을 맡아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450억원에 달한다.
일화도 많다. 정 회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국 출장 중 따로 시간을 내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 등을 구입해 양궁협회에 선물했다. 현대정공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해 선수단에 주기도 했다. 지금은 양궁 연습의 필수 코스가 된 ‘관중이 꽉 찬 야구장에서 활쏘기’ 연습도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전 새 경기방식이 도입됐을 때 정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선수단의 밥과 물까지 직접 챙기기도 했다. 해외 전지훈련 때마다 한식을 챙기라고 주문하고, 음식을 따로 포장해 선수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1991년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선수들이 물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를 듣고 스위스에서 물을 사서 보내준 적도 있다.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13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 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아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됐다. 2005년부터 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 부회장은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하고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 등을 주도했다.

이번 리우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들을 위해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 등을 갖춘 트레일러를 준비했다. 경기장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투싼, 맥스크루즈 방탄차도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의 ‘통 큰’ 포상이 양궁 대표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억7000만원, 2004년 아테네올림픽 4억원, 2008년 베이징올림픽 6억5000만원, 2012년 런던올림픽 16억원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60여억원을 지급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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