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운사이징 터보 심장의 매력 '말리부 1.5'…"2.0 터보 필요없다"

입력 2016-08-14 08:17 수정 2016-08-14 09:02
성능 부족함 없고 2.0T 부럽지 않아…다만 도심 효율은 떨어져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 들어간 올뉴 말리부. (사진=한경닷컴)

[ 김정훈 기자 ] "말리부 1.5는 힘이 많이 부족할 텐데… 적어도 중형세단은 2.0은 가야 하지 않을까?"

말리부 2.0과 말리부 1.5 중 어느 게 나은지 친한 선배 기자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엔진 다운사이징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추세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도 저배기량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1.5 엔진으로 고속 주행이 괜찮을까", "큰 차는 배기량도 커야지" 등이 일반적인 반응일 터.

그랜저 크기만한 말리부가 배기량 1490㏄ 가솔린 엔진을 품고 과연 매끈한 퍼포먼스를 선사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갈만하다. 예전 같았으면 주로 소형차급 엔진 사이즈 아닌가.

7월 넷 째주 주말을 이용해 강원도 평창과 정선을 다녀왔다. 이 때 시승한 말리부 1.5는 저배기량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떨쳐버렸다. 최고출력 164마력, 최대토크 25.5㎏·m인 1.5 터보 엔진의 성능은 과하진 않지만 그랜저급 덩치를 갖춘 말리부를 끌어주기엔 충분했다.

지난 5월 먼저 타본 말리부 2.0과 주행 느낌을 비교해 봤다. 최대 253마력을 내는 말리부 2.0은 고속 주행의 욕망을 부추기듯 힘이 너무 넘쳤다. 반면 말리부 1.5는 도심에서도 성급하게 운전하지 않으면 힘이 충분하다는 느낌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가볍게 툭툭 밟아봤다. 차는 배기량 2000cc 못지 않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엔진 부밍음이 커지지 않고 잔잔하게 속도가 붙는다. 웬만해선 풀 가속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서울에서 강원도 용평리조트를 갈 땐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시속 100㎞까지 3000rpm이 넘는 엔진회전 반응이 나온다. 주행 가속에 탄력이 붙이면 2000rpm 이내에서 시속 120㎞에 세팅된다. 일상적인 편안한 주행에서 엔진 회전은 1500~2200rpm대를 유지한다.
6단 자동변속기는 D모드에서 수동 조작이 안되고 고정해서 써야 된다. 변속기 하단 L모드에서 6단 기어에 맞춰놓고 달려보니 D모드 조작과 흡사한 주행 맛을 낸다.

말리부에는 패들시프트가 없고 주행모드를 전환시키는 장치가 없어 장거리 운전이 심심할 수 있다. 운전 재미는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판이 달라지는 르노삼성 SM6보다 살짝 떨어진다.

대신 하체가 단단해 경쾌한 주행을 돕는다. 100㎞/h 이상 가속 구간에선 외부 소음 차단이 잘돼 SM6보다 조용했다.

신형 말리부 실내 인테리어. (사진=한경닷컴)

말리부는 요즘 나온 국산 신차 중 장점이 많은 차에 속한다. 핸들링도 유연하고 고속 주행에서 타는 맛이 제법 솔솔하다.

그런데 단점도 더러 보인다. 디테일이 부족하다. 계기판 클러스터는 경쟁 차들보다 세련미가 떨어진다. 주행거리, 평균연비 등을 표시하는 글씨체는 크고 투박하다. 실주행 연비를 체크하면 평균주행 속도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정차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 시동이 저절로 꺼지는 '스톱&스타트' 기능이 작동한다. 정체가 심한 도심 주행시 연비 절감을 돕지만 그 기능이 없는 말리부 2.0보다 효율 면에서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저속으로 달리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 L당 8~9㎞를 넘기가 쉽지 않다. 자연흡기 엔진이 아니라 터보 엔진이어서 정체 구간에선 rpm 사용이 잦다.

반면 고속 주행 효율은 괜찮은 편이다. 평창과 정선을 다녀오면서 복합 연비(12.5㎞/L, 시승 모델 19인치 기준)보다 높은 13.2㎞/L가 나왔다. 말리부 1.5 가격은 2353만~3240만원.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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