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혜원 신윤복의'주유청강'

입력 2016-07-25 18:41 수정 2016-07-26 02:01

지면 지면정보

2016-07-26A2면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조선 후기에 활동한 화가 혜원 신윤복(1758~?)은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 단원 김홍도와 함께 풍속화의 대가로 꼽힌다. 그의 풍속화 30점을 묶은 화첩 《혜원전신첩》은 조선 회화로는 드물게 국보(제135호)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에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본인 소장가로부터 사들인 이 화첩에는 조선 후기 사람들의 호사스러운 유흥 소비문화가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이 그림은 양반 세 명이 기녀들과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잡아낸 걸작이다. 하늘은 파랗게 물들고 강바람은 시원해 인생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분위기다. 물에 손을 담근 기생을 야릇한 눈으로 바라보는 남성, 기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담뱃대를 물려주는 사람, 뒷짐을 지고 상념에 잠긴 사내, 열심히 노를 젓는 사공의 모습을 마치 이야기하듯 그려냈다. 젊은 사내의 피리(젓대) 소리와 기생의 생황 소리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에 녹아들며 흥을 돋운다. 남녀의 옷맵시 역시 매우 섬세하게 표현돼 있어 당시 상류사회의 패션을 읽을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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