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도핑' 러시아 리우행 사실상 허용…"종목별로 결정"

입력 2016-07-25 06:09 수정 2016-07-25 06:20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집단도핑 파문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들이 사실상 참여할 길이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현지시간)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참여 허용 문제를 논의한 끝에 전면적인 금지 대신 각 선수의 소속 연맹이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 보고서와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CAS)의 결정, 올림픽 헌장 등을 참고해 논의한 끝에 각 연맹이 개별 선수의 신뢰할만한 도핑 테스트 자료를 분석해 결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WADA 독립위원회가 시간 제약 때문에 광범위한 자료를 다 분석하지 못했다고 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 선수단은 집단 책임이 있고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받을 수 없지만 모든 인간에게 부여되는 기본권을 고려할 때 항변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WADA 독립위원회는 이달 18일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당국의 비호 아래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WADA는 이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IOC에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참여 금지를 요청했다.

IOC는 또 도핑으로 처벌을 받은 러시아 선수는 징계 유효 기간이 끝났더라도 리우 올림픽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 육상의 도핑 의혹을 폭로했던 러시아 여자 800m 선수 율리아 스테파노바는 개인 자격으로 리우에서 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탄원해 받아들여졌지만 이날 IOC 결정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

2013년 도핑에 걸렸던 스테파노바는 러시아 육상의 집단도핑을 폭로한 뒤 미국에서 숨어 지냈다.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서 IOC가 각 연맹에 러시아 선수의 출전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함에 따라 개막 직전까지 종목별 출전 선수 명단을 놓고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IAAF는 이미 러시아 선수단 68명 중 미국에서 생활했던 멀리뛰기 선수 다리아 클리시나를 1명을 제외한 67명의 출전을 금지했다.
국제조정연맹(FISA)도 2011년 이후 러시아 선수단의 소변 샘플을 전면 재검사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반면 체조 등 러시아가 강세인 다른 종목의 연맹들은 자료 확보 계획마저 없어 또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러시아 선수단의 전면 참여 금지가 불러올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해 IOC가 각 연맹에 책임을 미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OC 결정이 나오자 러시아는 "많은 러시아 선수가 리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IOC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4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32개로 미국과 중국, 영국에 이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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