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이드 인 차이나' 한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덤핑 판정

입력 2016-07-22 18:33 수정 2016-07-23 00:12

지면 지면정보

2016-07-23A31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한 가정용 세탁기에 미국 상무부가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생산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출한 정황이 있다며 미국 월풀사가 제기한 반덤핑 제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예비판정 관세율은 삼성 111%, LG 49%라고 한다. 이번 판정은 대선을 5개월 앞두고 미국에서 보호무역 움직임이 노골화되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힐러리, 공화당 트럼프 후보 모두 보호무역을 내세우고 있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미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이 체결한 모든 FTA를 재협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덤핑 예비판정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걱정은 우리 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제품이 덤핑판정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엄연한 중국산이다. 미국 대선 후보들이 막대한 대미 흑자를 내는 중국을 공격 목표로 할수록 한국 업체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대미 수출 세탁기의 거의 전부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LG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외에 수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가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피를 빨아먹고 있다”고 비난할 정도다. 만약 미국 경기부진 원인을 밖에서 찾게 된다면 그게 중국이든, 한국이든 큰 불똥이 튈 수 있다. 미국은 올 들어 중국산 강판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5월엔 한·중 양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지난해에는 한국타이어와 금호의 중국산 타이어에 25%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대미 수출전선에 큰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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