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법관 양성

입력 2016-07-19 18:18 수정 2016-07-20 01:00

지면 지면정보

2016-07-20A33면

이태종 < 서울서부지방법원장 kasil60@naver.com >
대학이 방학을 하면 법원이 분주해진다. 지금 우리 법원에 방학을 맞은 관내 로스쿨 학생들이 인턴 과정이나 리걸 클리닉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많이 와 있다. 법률 이론이야 교수님들로부터 배우겠지만, 실제 재판이 이뤄지는 법원에서 실무수습을 받지 않으면 완전한 법조인이 되기 어렵다. 수영을 물속으로 뛰어들지 않고 물 밖에서 이론적으로 배운다고 해서 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법조인 양성시스템은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뒤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사법시험 존폐론과는 별개로, 로스쿨 학생에게는 제한적으로만 실무수습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사법연수생과 비교해 불리한 처지에 있다. 법원이 우수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 제한된 시간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실무수습 기회 제공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다. 법관들은 바쁜 재판 일정 속에서도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원은 나아가 로스쿨 제도 아래에서 우수한 사람을 법관으로 선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법연수원 수료자 중에서 법관을 선발할 때는 정형화된 자료가 있고 수료 후 바로 선발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로스쿨 제도 도입 후에는 지원자들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다양한 직종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이후에야 법관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올바른 법관이 되려면 법관 임용 후에도 적어도 10년 이상 소요된다. 법관의 덕목으로 지칭되는 균형감각, 중립성, 공감능력, 고결성 그리고 법률실력 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신이 어느 민족을 흥하게 하려면 훌륭한 재판관을 내려보내고 고난에 빠뜨리려면 엉터리 재판관을 내려보낸다는 말이 있다. 법관의 훌륭한 판결은 개인의 억울함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사회를 통합하게 한다. 그러나 자의적인 판결은 한 양동이의 물만 못 마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취수원인 우물을 오염시키는 것과 같아 공동체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 잘못된 판결로 인한 사법불신이 그것이다.

법원이 미래의 올바른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로스쿨생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도 법관들이 올바른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신뢰와 응원을 보내줬으면 한다. 물론 그 이전에 법관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흐트러진 모습은 없는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전제가 되겠지만.

이태종 < 서울서부지방법원장 kasil60@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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