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기계 선두업체 대흥소프트밀, 제빵기계 23년 기술력…"이젠 중국시장서 승부"

입력 2016-07-19 19:09 수정 2016-07-20 04:17

지면 지면정보

2016-07-20A16면

김낙훈의 기업탐방

연내 합작사 세워 내년 양산

'대한민국 명장' 김대인 사장, 도우컨디셔너 등 국산화
뚜레쥬르에 1000여대 납품…국내외 5000여대 판매

연매출 130억…10여개국 수출
경기 광주시 초월읍 동막골. 빽빽한 산림으로 둘러싸인 곳에 대흥소프트밀(사장 김대인·61)이 있다. 국내 제과·제빵기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업체다. 종업원 104명, 작년 매출은 약 130억원에 이른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0여개국이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와 합자방식으로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대인 사장은 “중국 파트너가 칭다오에 올해 내 생산시설을 갖추면 우리가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빵·제과기계를 생산해 내년부터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큰 중국에서 제2의 도약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사장이 미국과 일본 등에 수출하는 최신 제과·제빵기계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김 사장이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거는 것은 47년간 갈고닦은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명장’(공조냉동분야)이면서 ‘기능한국인’이기도 한 그는 10대 중반부터 기능인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 충무로에 있는 냉동설비업체 수습공으로 들어가 보수 기술을 배웠다. 용접 절단 모터 기어 등 부품 소재에 관한 기술을 익힌 뒤 1989년 청계천 8가에서 창업했다. 33㎡짜리 월세 공장에 종업원은 단 세 명. 냉동공조기기 보수를 하다가 1993년부터 제과·제빵기계를 만들었다.

말이 사장이지 그는 기능인이다. 김 사장은 “강원 모 스키장의 냉동기가 고장 났다는 연락을 받고 근처에서 내려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밤중에 3시간을 걸어가 고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흥소프트밀은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수입해오던 ‘도우컨디셔너’(빵 원료 해동 및 숙성장치)를 비롯해 ‘유로베이커오븐’(유럽빵 전용 세라믹돌판 오븐)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효자 제품이 된 도우커디셔너는 냉동보관된 밀가루 반죽을 냉동, 해동, 저온발효, 고온발효 4단계를 거쳐 오븐에서 곧바로 구울 수 있도록 해주는 설비다. 타이머가 달린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해 제빵사들이 빵을 굽기 위해 새벽부터 출근해 준비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줬다. 김 사장은 “‘뚜레쥬르’에 제빵기를 1000여대 납품한 것을 비롯해 국내외에 5000여대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외국산보다 저렴하면서 우수한 성능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성공에는 ‘현장기술’과 ‘깨알 같은 메모’가 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들었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노트에 정리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런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불우 청소년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기술전수학교 설립’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기술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2014년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일학습병행제’ 시범 기업으로 지정돼 사내에 학습훈련장, 기숙사, 실습기자재 등을 갖췄고 ‘명장기술교육원’도 설립했다. ‘학습근로자’를 2년간 교육해 지난 상반기 10명의 이수자를 배출, 모두 채용했다. 일학습병행 근로연수생은 13명에 이른다.

대한민국명장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이제는 명장이 사회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독일의 마이스터(명장)는 품질 향상과 후진 양성을 주도하지만 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묵직한 목소리를 낸다. 그는 “국내 명장들도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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