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격만 선채 6년째 흉물 방치…북한산 '파인트리 콘도' 무슨 일이

입력 2016-07-18 17:46 수정 2016-07-19 01:09

지면 지면정보

2016-07-19A31면

현장리포트

오세훈 전 시장 허가…시민단체 반발로 중단
오락가락 행정에 애꿎은 기업만 피해
특혜 시비 등 휘말려 시행사 자금난에 부도…2차례 공매 무산
북한산국립공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고급 휴양지 더파인트리앤스파콘도(파인트리·사진)가 6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다. 파인트리 사업은 서울 우이동 일대 8만60㎡ 부지에 최고 7층 높이의 콘도 14개동(객실 332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18일 북한산 자락에 있는 파인트리 건설 현장. 공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골격만 세워진 채 흉측하게 늘어선 건물 10여동이 눈에 들어왔다. 공사장 한가운데는 사람 키만큼 자란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홀로 현장 사무소를 지키던 직원은 “2012년 특혜 의혹 때문에 공사가 중단됐는데 시행사가 부도가 난 뒤 여태껏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주변 경관을 헤친다는 주민의 불만이 많다”고 했다.

파인트리가 불운을 겪은 것은 2012년 특혜 시비가 일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기로 허가를 받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시민단체의 민원이 제기됐다. 북한산 등산로에 일부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지어선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비판도 거세졌다.
서울시는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접수됐다며 파인트리 시행사 등에 대한 행정 감사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유층을 위한 호화 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북한산국립공원의 경관을 헤친다는 여론도 있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시행사 자금난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파인트리 시행사는 2000억원대에 달하는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다.

서울시가 공사까지 중단하며 감사를 했지만 결과는 ‘혐의없음’으로 나왔다. 시행사에 공사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는 새 주인 찾기에 혈안이 돼 있지만 공공성을 강조하는 서울시 방침에 가로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서울시와 강북구 등에 따르면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은 지난달 15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파인트리 인수자를 찾기 위한 공매를 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2차 공매의 최저 입찰 가격은 1503억원으로 1차(1610억원) 때보다 110억원 떨어졌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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