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에 이어 또 8% 넘게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사실상의 마지막 회의인 15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공익위원들은 최근 ‘심의 촉진구간’으로 3.7~13.4%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공익위원들은 6.5~9.7%를 중재안으로 제시했고 결국 상한, 하한의 평균인 8.1% 인상으로 결정했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결정한다면 8.6%로 매듭지어진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2%대고 물가상승률 1%대인 현실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심의 촉진구간’ 내용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공익위원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하한선인 3.7%는 올해 전국 근로자 임금상승분 추정치다. 거기다 소득분배계산분 2.4%가 더해졌다. 여건이 좋은 정규직 등에 비해 최저임금 선상 근로자들에겐 인상폭을 조금 더 높이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둘을 더해 6.1% 인상안을 공익위원안으로 제시했어야 옳다. 그런데 그 위에 ‘협상조정분’이란 명분으로 7.3%를 또 더해놨다. 그래서 상한선 13.4%가 나온 것이다. 노사 양측의 이견 폭을 좁히기 위해서라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수치다. 65% 인상(시급 1만원)안을 한 번도 굽히지 않은 노동계에 밀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항간에서 ‘8%대’로 인상률을 정하라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저임금은 그동안 다락같이 올랐다. 2000년 1600원에서 6030원까지 4배나 올랐다. 누차 강조해왔듯이 최저임금이 모든 근로자의 시급 기준이 되면서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을 한꺼번에 끌어올리려는 노동계의 임금인상 수단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말이 최저임금이지 영세사업장에선 이것이 곧 내년 임금인상률이다.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로서 2년 연속 8% 인상을 감당할 방도가 없다. 최저임금 선상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은 적절하게 올라야 한다. 그 최저임금은 과연 누가 주는 돈인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공익위원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