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류팬 "중국 편드는 글 올려라"
동남아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각국 팬들의 메시지. ‘동남아 활동을 위해서는 아무 말도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댓글 등이 적혀 있다.

“당장 중국 편을 드는 글을 올리는 게 좋을 걸. 요즘 중국에서 활동하잖아.” “아무 말도 하지마. 자칫하면 동남아 활동에 불이익이 있을 거야.”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해외 팬들이 남긴 댓글로 들끓고 있다. 지난 12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고 난 뒤부터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남중국해 분쟁 등 국제갈등이 연예계까지 번졌다. PCA 판결이 난 직후 판빙빙, 리이펑, 류이페이 등 중국 유명 연예인들의 SNS에 비슷한 이미지가 앞다퉈 올라왔다. 남중국해를 중국 영해로 표시한 지도와 함께 ‘중국은 영토 한 뼘도 잃을 수 없다’ ‘중국의 영토주권 문제에 중재는 필요없다’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한류 스타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일부 팬들은 윤아가 1주일 전 SNS에 올린 사진에 “남중국해가 어느 나라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 입장을 똑바로 밝히라”며 반복해 댓글을 달았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아이돌 가수들이 올린 글도 논란을 샀다. 아이돌그룹 EXO의 레이는 중국이 주장한 영해 지도를 SNS 프로필 사진으로 삼았다. 걸그룹 f(x)의 빅토리아, 미쓰에이의 페이, 피에스타의 차오루는 각자 SNS에 중국 연예인들이 게재한 것과 같은 이미지를 올렸다. 자신을 베트남인이라고 밝힌 한 팬은 SNS를 통해 “중화사상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들이 한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앞으로 이들의 음반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몇몇 중국 팬은 “애국자들을 모욕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자칫 ‘제2의 쯔위 사태’로 번질까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도 없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큰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문제여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답답해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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