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정부 과실 여부에 초점을 맞춰 막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최종 규명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예정됐던 수사결과 발표도 다음 달로 미뤘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 개발된 1996년부터 20년간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를 왜 제때 막지 못했는지, 원료로 쓰인 독성물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핵심 조사 내용이다. 판매 초기 폐질환 환자의 질병 원인 규명이 제대로 안 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과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기관 등이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사태가 불거진 2011년까지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독성물질의 유해성 심사를 소홀히 해 사태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2006년 의학계에 원인 불명의 급성 간질성 폐렴이 보고됐음에도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론에 휩싸였다.

질본은 결국 2011년 8월 2차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폐질환의 원인이라고 결론냈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8∼9명의 관련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앞으로도 문제가 드러난 시점을 중심으로 관련 공무원 수십명을 줄소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피의자로 입건된 공무원은 없다.
검찰 관계자는 "처벌보다는 유해 화학물질 관리 실태와 법·제도상 허점을 파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의 무사안일 등 책임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밝힐 것"이라며 "혹시라도 조사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당연히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번 주 중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존 리(48)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같은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옥시·홈플러스·세퓨 관계자 7명에 대해선 '인체 무해' 등의 허위 광고로 소비자들을 속인 책임을 물어 사기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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