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홈피 컬러도 달라
모바일세대, 세련된 블랙 선호…북미 프리미엄 마케팅서 사용
93년부터 쓴 오벌마크·블루 단순화하며 자연스럽게 교체

지난 6월 코파아메리카컵 4강전 미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골을 넣은 클린트 뎀프시 선수(미국) 뒤로 검은색 삼성 광고판이 보인다.

지난달 26일 칠레의 우승으로 끝난 ‘코파아메리카 2016’ 축구대회. 경기장마다 스폰서인 삼성의 광고판이 걸렸다. 그 광고판의 색은 블루가 아니었다. 블랙이었다.

삼성전자의 로고 대표색이 블랙으로 바뀌고 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이후 도입된 삼성의 블루가 서서히 물러나고 블랙이 삼성의 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밀레니얼 세대는 블랙?

2012년 삼성전자가 후원하던 영국 첼시FC의 경기 모습. 조제 모리뉴 감독 뒤로 파란색 삼성 로고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의 가장 큰 소비층은 밀레니얼 세대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나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써온 모바일 세대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로고를 단순화할 필요가 생겼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복잡하고 큰 로고가 맞지 않아서다. 삼성도 작년 4월부터 회사명 로고에서 오벌(타원형) 마크를 빼고 문자만 쓰고 있는 이유다.

밀레니얼 세대는 검정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로고 색상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과 미국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그동안 검정은 기본 로고 색상에 더해 보조로 쓰는 색이었다”며 “그러나 삼성은 최근 프리미엄 제품을 마케팅할 때 검정을 기본 색상으로 쓰는 듯하다”고 말했다.

○점진적 변화 추구하는 삼성
로고를 포함한 기업이미지(CI)를 바꿀 땐 공식 발표를 거쳐 광고간판 등을 모두 바꾸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절차 없이 점진적 변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에 브랜드관리위원회를 두고 로고의 모양과 색상, 글자 크기와 간격까지 치밀하게 관리해왔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에서만 마케팅 차원에서 로고를 일부 변형해 쓰는 것이며 그룹 차원의 CI가 바뀐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CI 가이드에서 그동안 골드 실버만 보조색으로 쓰고 검정은 흑백프린트물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했으나, 지난해 삼성전자만 예외적으로 '블랙을 써도 된다'고 규정을 바꿨다. 삼성전자의 광고가 전체 삼성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그룹 이미지가 서서히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로고를 점진적으로 바꾸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꺼번에 로고와 색상을 바꾸면 세계에 퍼져 있는 수많은 간판 등을 바꾸는 데 수조원대의 돈이 필요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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