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가스전 성공 주역 양수영 전 포스코대우 부사장 "자원개발은 긴 안목서…지금이 투자 적기"

입력 2016-07-05 19:56 수정 2016-07-06 04:24

지면 지면정보

2016-07-06A14면

'황금가스전' 책 출간

오를때 투자, 떨어지면 매각
'성과 집착' 자원개발은 실패
성공불융자·전문회사 키워야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도 포기한 광구였다. 시추가 이뤄지는 중 외국 파트너들도 포기하겠다며 돌아섰다. 그런데도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는 포기하지 않았다. 탐사 자료를 분석하고 새 탐사 기법을 도입해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외국 파트너 없이 단독으로 책임지는 방식으로 시추를 이어갔다. 결국 2000년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된 유전 및 가스전 중 최대 규모의 가스전을 찾아냈다.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얘기다.

쉐 가스전 프로젝트를 총괄한 양수영 전 포스코대우 부사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가 하락한 지금이 자원 개발에 집중할 적기인데 한국 기업과 정부는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부사장은 6일 미얀마 가스전 프로젝트 성공 과정을 소개한 《황금가스전》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다.
양 전 부사장은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자원은 산업의 기본이며, 자원이 거의 나지 않는 한국은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원 개발은 성공률이 30% 수준밖에 안 되지만, 성공하면 70%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며 “국영 기업이나 민간 대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자원 개발의 약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라며 “자원 가격이 오르면 그때야 뛰어들고, 자원 가격이 떨어지면 허겁지겁 내다 파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부사장은 “국영 기업의 경영진은 임기가 짧다 보니 당장 성과에 집착하고, 자원 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은 아예 없다”며 “한국의 자원 개발 산업은 걸음마를 겨우 뗀 수준”이라고 말했다.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나 검찰 조사에 대해서는 “비리가 있거나 중대한 책임이 있으면 따져야 하지만, 단순히 유가가 떨어져 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리면 자원 개발을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과도한 감사나 조사 때문에 국영 기업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까지 위축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자원 개발 사업을 키울 방안으로는 성공불융자 부활과 자원 개발 전문회사 설립 등을 제시했다. 성공불융자는 정부가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에 일정 금액을 빌려준 뒤 사업이 실패할 땐 원리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사업이 성공하면 원리금 이상을 특별부담금으로 갚아야 한다.

양 전 부사장은 “기업에 눈먼 돈을 준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자원 개발 사업자에 대한 투자 제도”라며 “올해부터 없어진 이 제도를 꼭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원 개발 전문회사를 세워 전문가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자원 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