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기업소득환류세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미환류소득 중 배당액 전체를 제외하던 것을 배당의 50%만 인정하도록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기업 소득이 투자 확대와 임금 인상 등을 통해 국민 경제 안으로 선순환되도록 해 기업소득환류세제 본연의 취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소위 ‘유보금 과세’로 불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시행해보니 기업들이 유보금을 투자나 임금보다는 배당 확대에 주로 쓰고 있어 이를 투자와 임금 확대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새누리당은 이런 방향의 법 개정이 야당 측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보다는 기업에 주는 충격도 작고 내수 부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법인세 인상보다 내용적으로는 더 나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이익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는 것은 철저히 기업 고유의 권한이다. 배당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국가가 여기에 개입해 기업이 번 돈을 특정 용도로 쓰도록 가이드라인을 주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추가로 세금을 더 물리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개인이 번 돈을 특정 용도에 쓰라고 국가가 간섭한다고 생각해보라.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최경환 전 부총리 재임시에 도입됐지만 애초 도입하지 말았어야 할 제도였다. 기업 의사결정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소득 역진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유보금으로 투자하고 임금을 올려주고 배당할 정도의 기업이면 이미 잘나가는 대기업이다. 이런 기업에 배당에 이어 임금도 더 주라는 것이니 고소득 대기업 근로자들에게만 유리하다.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던 것 역시 법 논리상 문제가 많은 제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폐지하기는커녕 법 개정을 통해 일몰기간을 202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나섰다.

지금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글로벌 불황에도 원인이 있지만 온갖 규제로 기업 손발을 꽁꽁 묶어 놓은 탓이 크다. 그런데 기업들이 유보금을 특정 용도로 쓰지 않는다고 또 규제하겠다고 한다.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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