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개정 국민투표 앞두고
렌치총리, 직 내걸어
사퇴 땐 'EU 탈퇴파' 득세
유럽연합(EU)을 탈퇴할 다음 타자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오는 10월 있을 국민투표에서 패배하면 EU 탈퇴를 주장하는 세력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볼프강 문차우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27일 ‘이탈리아가 다음으로 무너질 도미노 패’라는 글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EU에는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통합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한 국가의 EU 탈퇴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렌치 총리는 10월 의회 구조 변경을 내용으로 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국민은 이 투표를 렌치 총리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다. 렌치 총리가 국민투표에서 패배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렌치 총리는 이탈리아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문차우 칼럼니스트는 렌치 총리가 국민투표 패배 후 사임하고 조기 총선이 치러지면 EU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EU 탈퇴를 주장하는 신생 정당 ‘오성운동’의 비르지니아 라지가 로마시장으로 선출되면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세력인 ‘북부리그’ 대표도 브렉시트 분위기를 타고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는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문차우 칼럼니스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민이 여론조사와 반대의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탈리아 경제가 1% 미만의 미약한 성장을 하고 있는 데다 은행 자금 사정도 나빠지는 등 경제적 문제로 민심이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렌치 총리와 같은 당(민주당) 소속 이냐치오 마리노 전 로마시장이 공금 스캔들로 중도 사임하는 등 부패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점도 패배를 예측하는 이유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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