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겸재 정선의 '성류굴'

입력 2016-06-27 18:04 수정 2016-06-28 02:29

지면 지면정보

2016-06-28A2면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조선 후기에 활동한 겸재 정선(1676~1759)은 우리 강산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를 창안해 회화사에 큰 자취를 남긴 화선(畵仙)이다. 그의 진경산수화는 《주역》의 음양조화와 대비를 화면 구성의 기본 원리로 삼고 중국 남방화법의 묵법과 북방화법의 필묘를 적절히 구사해 우리 산천의 참모습을 화면에 담아냈다.

1734년 경상도 청하(옛 포항 일대) 현감 시절에 울진을 찾아 그린 ‘성류굴’은 유유자적한 성류굴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잡아낸 걸작이다. 그림의 한가운데 깎아지른 암봉이 불끈 솟아 있고, 그 주변에 작은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우뚝 솟은 암봉은 도끼로 장작을 쪼갠 듯한 부벽준법으로 그렸고, 봉우리와 동굴 입구는 소나무 숲으로 채워 선경을 방불케 한다. 암봉 밑에는 호랑이의 매서운 눈처럼 굴이 빠끔히 뚫려 음험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 옆으로 휘돌아 흐르는 왕피천은 마(麻)의 잔뿌리가 흐트러지듯이 경쾌하게 파장되는 필법인 피마준으로 처리해 암봉과 아름다운 조화를 꾀했다.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겸재의 거침없는 미학이 돋보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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