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진 서울시

"박원순 시장 결심에 달렸다"
내년초 결정땐 2021년 완공
경부고속도로 한남IC에서 양재IC까지 6.4㎞ 구간(공식명칭 경부간선도로)을 관리하는 곳은 서울시다. 관리 주체가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서 서울시로 넘어갔다.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지하화 사업이 추진되려면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건설·관리·유지 기능을 맡고 있는 시도(市道)여서 정부 승인은 필요 없다. 대신 관리기관인 서울시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이번 서초구의 타당성 용역과 별개로 또다시 용역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 등 국내 대표적인 5개 학회가 이미 타당성 용역에 참여했기 때문에 사업 추진 여부만 확정하면 용역 결과가 대부분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월 열린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최호정 시의원(새누리당·서초3)의 질의에 “다른 지역도 지하화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고 확답을 피했다. 박 시장은 당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워낙 큰 프로젝트여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공원 등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은 향후 추진해야 할 방향인 건 맞다”면서도 “박 시장의 결심에 달렸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선뜻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강남북 균형개발을 의식해서라는 것이 시 안팎의 분석이다. 자칫 강남 주민에게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타당성 용역을 맡은 한국도시설계학회가 예상한 건설 기간은 착공부터 완공까지 3년이다. 서울시가 내년 초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면 사전타당성 용역(평균 1년)을 거쳐 이르면 2021년 완공이 가능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이번 중간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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