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 뛰어든 닭고기 기업들

입력 2016-06-23 18:22 수정 2016-06-24 03:31

지면 지면정보

2016-06-24A18면

마니커 계열사, 치킨 프랜차이즈 진출…'락꼬꼬' 광주 전남대 1호점

'치킨나라' 철수 후 재도전…하림·체리부로는 사업 확대

닭고기값 폭락에 수익 올리기…치킨 2만원까지 받아 매력
기존업체 "공급가 차별 우려"
닭고기 브랜드 ‘마니커’로 유명한 이지바이오그룹 계열사 성화식품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사업을 접은 ‘치킨나라’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성화식품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락꼬꼬’ 1호점인 광주 전남대점을 비롯해 5개 매장을 열었다고 23일 발표했다. 다음달 초까지 3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농가→치킨 수직계열화

성화식품은 닭 사육과 도축, 가공, 식품제조 등을 하는 회사다. 닭고기 생산과 관련된 다양한 단계의 사업을 수직계열화했다. 성화식품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닭고기 가공의 모든 단계를 처리해온 경험을 활용하면 레드오션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락꼬꼬는 ‘무한리필’ ‘카페형 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1호점인 전남대점은 1인당 7900원만 내면 치킨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매장이다. 성화식품은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무한리필 매장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지바이오그룹이 치킨 프랜차이즈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지바이오그룹이 2011년 마니커를 인수할 당시 마니커는 ‘치킨나라’를 운영하던 티에이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룹 관계자는 “닭고기 생산과 제품 공급에 주력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2012년께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성화식품은 내년까지 가맹점 100개를 열 계획이다. 창업자에게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해주고 본사에서 매장 홍보와 시식용 닭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초반 시장 안착에 신경 쓴다는 방침이다.

◆하림도 치킨점 확대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디디에프앤비가 운영하는 ‘디디치킨’도 최근 2~3년간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디디치킨은 2013년 매장 수가 142개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늘어 지난해 말 기준 27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의 아들 김강흥 체리부로 상무가 최대주주인 처갓집양념치킨도 닭고기 생산회사의 관계사가 운영하는 대표적 브랜드다.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식품업계의 분석이다. 올 들어 닭고기 산지 가격은 마리당 900원까지 떨어졌다. 생산비(약 14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0원짜리 닭을 2만원짜리 치킨으로 만드는 등 부가가치를 붙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닭고기 생산회사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 “상도의 없다” 반발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공급사인 하림과 마니커가 계열사를 통해 치킨집을 차리고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상도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마니커가 프랜차이즈 회사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과 성화식품이 락꼬꼬에 납품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니커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비비큐의 선택도 주목된다. 비비큐는 윤홍근 회장이 마니커 영업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기획해 창업한 브랜드로 이후 마니커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지바이오그룹 관계자는 “마니커 닭을 공급받는 업체들이 차별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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