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로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총 재정이 17년 만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OPEC의 연례보고서를 인용, “OPEC 회원국이 지난해 996억달러(약 114조6000억원)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381억달러 흑자를 낸 2014년보다 크게 나빠진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PEC 회원국의 석유수출수익도 5182억달러로 2014년보다 45.8% 감소했다. 국제 유가는 2014년 배럴당 115달러까지 올랐지만 미국산 셰일오일의 등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으로 공급 과잉에 빠지면서 2014년 대비 반토막 났다.
OPEC 회원국의 총 재정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국제 유가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석유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이란과 사우디의 경쟁으로 배럴당 1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보고서는 OPEC 회원국의 예산 운영도 재정 적자를 키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이후 OPEC 회원국이 공공 일자리와 인프라 투자를 늘렸지만 2014년 말부터 국제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적자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20%에 이르고, 식량난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OPEC 의장국인 사우디도 GDP 대비 15% 수준의 적자를 냈다. WSJ는 사우디가 공무원에게 보너스를 나눠주고 싼 가격에 집을 지어주면서 2011년부터 매분기 예산 지출을 늘렸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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