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우려로 15년간 고임금 구조 정착
지난 15년간 일본 조선회사의 평균 임금은 5% 올랐지만, 한국 조선사의 평균 임금은 두 배로 뛴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7개사의 연평균 임금은 2000년 3598만원에서 지난해 7415만원으로 106% 증가했다. 조선산업 호황기였던 2000년에서 2010년 새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평균 임금은 2000년 3828만원에서 지난해 7826만원으로 뛰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각각 3572만원과 3460만원에서 7061만원과 7493만원으로 늘었다. 이들 ‘빅3’의 평균 임금이 7000만원대로 올라선 것은 2009~2010년이다.
국내 조선사의 임금이 지난 15년간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노조 파업을 우려한 회사들이 매년 임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이 조선산업 주도권을 잡은 이후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항상 2~3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있었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은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국 조선사에 비해 건조 일정을 빠듯하게 잡았기 때문에 노조 파업으로 일정이 어긋나면 납기일을 못 맞추는 상황이었다”며 “발주사에 인도 지연금을 물지 않기 위해서라도 노조의 파업을 막아야 했고, 노조가 원하는 대로 임금을 올려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1995년부터 2013년까지 무분규 기록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매년 노조의 요구에 맞춰 임금을 올린 결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일본 9개 조선사의 연평균 임금은 2000년 692만엔에서 지난해 730만엔으로 약 5% 올랐다. 1980년대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한 이후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만 해도 한국 조선사 임금은 일본의 절반 수준이었고, 일본에 비해 낮은 임금이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중 하나였다”며 “그런데 이후 한국 조선사 임금이 꾸준하게 올라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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