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벌타 '불운' 딛고 US오픈챔피언

입력 2016-06-20 17:48 수정 2016-06-21 00:33

지면 지면정보

2016-06-21A35면

4언더파 역전 우승…데뷔 첫 메이저 제패

2010년 메이저 첫 승 기회를 날린 ‘벌타의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장타왕 더스틴 존슨(32·미국·사진)이 19일(현지시간) 열린 US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 5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하기 위해 퍼터를 공에 가져다대는 순간이었다. 공이 살짝 움직였고, 존슨은 경기위원을 불러야 했다. 어드레스 후 공이 움직인 것으로 확인되면 벌타를 받을 위기였다. 공의 움직임에 선수의 행동이 영향을 미쳤을 경우다. “어드레스를 취하기도 전에 공이 먼저 움직였다”는 존슨의 해명을 들은 경기위원은 일단 벌타를 부과하지 않았다.

가슴을 쓸어내린 존슨은 이후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9번홀(파4) 버디, 14번홀(파4) 보기로 타수를 줄이진 못했지만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존슨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0·7219야드)에서 끝난 US오픈에서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선두와 4타 차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경기위원회가 비디오 판독을 해 존슨의 5번홀에 뒤늦게 1벌타를 부과했지만 우승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존슨은 ‘다 가진 남자’로 통했다. 캐리로만 300야드를 가뿐히 넘기는 장타에 미모의 아내, 수영장 딸린 대저택까지 남부러울 게 없었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통산 9승을 올리면서 벌어들인 상금만 3283만달러(약 38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완성하지 못한 퍼즐이 하나 있었다. 메이저대회 우승컵이었다.

존슨은 짧은 퍼팅을 자주 놓치고 규정을 세심하게 의식하지 않는 ‘덜렁이 골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손안에 들어왔던 메이저 우승컵을 여러 차례 놓쳤다. 지난해 US오픈이 대표적이다. 5m도 안 되는 짧은 이글 기회에서 퍼팅을 세 번이나 했다. 우승컵은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돌아갔다. 2010년 PGA챔피언십에선 벙커샷 벌타로 우승컵을 날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강성훈(29)이 18위(6오버파), 안병훈(25·CJ그룹)이 공동 23위(7오버파)로 비교적 선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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