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으로 퍼지는 '화학물질 포비아'

입력 2016-06-19 19:55 수정 2016-06-20 04:07

지면 지면정보

2016-06-20A23면

일부 공기청정기 판매중단
정수기 안전성 문의 급증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것과 같은 계열의 화학성분이 공기청정기 필터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제품의 판매는 중단됐지만 정수기 등 다른 생활가전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 육아전문 인터넷 커뮤니티는 공기청정기 필터 제조 과정에서 화학물질 옥타이리소시아콜론(OIT)이 사용됐다는 소식으로 들썩였다. 네티즌들은 “아이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매일 사용하고 있는데 큰 배신감을 느낀다”, “위약금을 물더라도 렌털 계약을 해지하겠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OIT는 접착제·페인트 등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첨가하는 물질이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일으킨 물질 가운데 하나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같은 계열이다.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LG전자의 공기청정기 10종이 OIT로 코팅한 필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제품의 판매는 중단됐다. 가전 유통업체인 롯데하이마트도 이 필터를 사용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각 지점에 대응 매뉴얼을 담은 긴급 공문을 보냈다.

쿠쿠전자는 지난 16일 설명자료에서 “항바이러스·항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코팅하는 과정에서 필터에 극소량의 OIT를 사용했다”며 “고체화돼 있어 공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LG전자는 “조만간 교체 대상 모델명을 소비자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 유해물질 논란이 정수기 등 필터를 사용하는 다른 생활가전 제품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가전 유통업체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에 유해물질이 사용됐다는 것이 알려진 뒤 정수기 필터의 안전성에 대한 고객 문의가 늘었다”며 “정수기는 공기청정기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만들기 때문에 유해물질과 관련한 이슈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믿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19일 OIT가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필터의 안전성을 검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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