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감천문화마을(사진)에서 주민과 기초자치단체가 단체관광객에게 유료 지도 구입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사하구와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는 지난 1일부터 15인 이상 단체관광객이 유료 지도를 구매하지 않으면 마을 입장을 못 하도록 운영방침을 세우고 시행하고 있다. 마을 지도는 장당 2000원으로 단체관람객은 관람객 수대로 구매해야 한다. 마을 주민이 입구를 지키며 지도를 사지 않은 단체관람객의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체관광객과 주민 간에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와 주민들은 늘어난 관광객 탓에 사생활 침해 등 주민 불편이 잇따라 관광객 수를 조절하려면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민협의회 한 관계자는 “주민의 삶을 지키고 마을을 방문하는 손님을 배려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주민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짓는 데 쓰인다.

하지만 유료화를 서두른 감이 있고,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월 감천문화마을 유료화 전환이 공론화됐을 때 관련 단체가 모여 회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론 없이 논의가 중단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 100억여원을 들여 도시재생사업을 한 마을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 적절한지, 입장료를 징수한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대안도 나오지 않았다.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보행을 막고 입장료를 걷으려면 조례를 통한 근거법령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성공한 관광지에 주민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관광객 발길이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하구 관계자는 “입장료 징수 방식을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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