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중국의 소프트파워에 감춰진 발톱

입력 2016-06-16 17:53 수정 2016-06-17 00:26

지면 지면정보

2016-06-17A33면

조평규 <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pkcho123@naver.com >
소프트파워(soft power)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강압이나 보상이 아니라 ‘끌리는 힘’을 이용해 원하는 걸 얻어내는 능력이다.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상대방의 동의와 설득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하드파워를 충실히 구축한 후 자유와 인권을 내세워 소프트파워를 발휘한다.

중국도 경제 성장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국의 문화적 자산과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려는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중국의 꿈(中國夢)’과 신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중화사상 복원과 공자학원 증설 등은 소프트파워를 내세워 중국이 매력적인 나라임을 선전하는 것이다.
중국어를 가르친다는 공자학원은 134개국에 500개가 설립돼 있다. 한국이 22개로 가장 많이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이념 전파나 학문의 자유 침해, 정부의 선전 도구 전락 우려 등의 시각이 많다.

중국의 소프트파워 이면에 감춰진 발톱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이 키워 놓은 한류를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확산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으로 생각한다. 중국은 한류 관련 제작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하거나 엔터테인먼트사 인수 또는 지분 투자로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뛰어난 드라마 및 영화 제작 기술과 시스템이 중국 측에 전수된 후 해당 회사들이 버려지거나 껍데기만 남겨질 수도 있음을 내다봐야 한다.

소프트파워는 국제질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고 영유권이나 역사문제 등 국제 분쟁에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중국의 문화 역량이 강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파워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자국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상도의를 위반하거나 한국 주권을 침해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의 약진은 한국에 적지 않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은 중국 경제에 너무 예속돼 있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핵심 성장동력 영역에 침투해 우위를 점해가고 있다. 북한 변수를 고려하면 중국은 우리 민족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다. 한국은 중국의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날카로움을 꿰뚫어봐야 한다.

조평규 <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pkcho123@naver.com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