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현안점검회의

본격 기업 구조조정 앞두고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 커져
기재부 "재정 보강책 검토"

만만찮은 반대논리
"재정 늘려도 별 효과 없고 현재 경제상황도 추경 요건에 해당 안돼"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경기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여야 정치권이 추경 편성의 불가피성을 제기하면서 ‘불가론’을 고수하던 기획재정부도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16일 국회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여야 정책위원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여야는 대외여건 악화와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악화, 경기후퇴 등을 감안해 추경을 포함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은 “대량 실업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추경 편성 요건이 충분하다”며 “구조조정 후폭풍을 타기팅한 민생 추경에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도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1년 만에 내렸고 세수도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는데 이런 여건에 화답할 수 있는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경기여건과 고용여건, 재정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내에서도 하반기 재정을 보강하는 방법의 하나로 추경 편성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제 추경 편성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추경 편성 여부는 이르면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에서는 4월까지만 해도 추경 편성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강했다. 유 부총리는 4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추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류가 바뀌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법에 대해 유 부총리는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자본 확충 방안에서 추경안이 빠지긴 했지만 추경 편성도 가능한 방법으로 처음 떠올랐다.

정부는 무엇보다 해운·조선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남 지역의 실업자 수가 6만명을 넘어서는 등 대량 실업 우려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면서 추경 편성을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조선업이 몰린 경남지역 실업률은 3.7%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올라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현 경제 상황이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는지는 논란거리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경기침체나 대량실업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등에 해당하면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 최근 경기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아니고 일부 지역만 실업자가 급증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장옥 한국경제학회 회장은 “재정승수(지출 대비 경기부양 효과)가 예년 같지 않아 당장 지출을 늘려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이상열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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