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킬러 로봇' 전장 누빈다

입력 2016-05-10 17:02 수정 2016-05-10 17:02
인명 피해 최소화 가능해 관심…“인류의 대재앙 초래” 경고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이 미국 해병대원들과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만 볼법한 ‘킬러 로봇’이 현실에 등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스티브 호킹을 비롯한 1000명의 세계 석학들이 킬러 로봇이 인류의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킬러 로봇 개발은 악마를 소환하는 것 같다”고 발언해 많은 사람들이 킬러 로봇에 큰 관심을 갖게 했다. 도대체 킬러 로봇이 뭐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일까.

킬러 로봇의 개념은 1942년 단편소설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 처음 ‘로봇’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사람을 죽이는 로봇의 개념도 소개했다.

이때부터 킬러 로봇의 용어가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킬러 로봇이 명확하게 정의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2년 국제인권감시기구에서 ‘킬러 로봇은 사람의 의지 없이 공격하는 무기’로 규정하면서 킬러 로봇의 개념적 정의가 확립됐다.

세계 석학들을 비롯한 유엔과 같은 국제기관들이 킬러 로봇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킬러 로봇의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방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킬러 로봇을 활용하면 3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킬러 로봇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사람과 달리 과감한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 둘째, 로봇을 활용하면 인력을 줄여줘 국방의 부담을 덜어준다. 셋째, 전쟁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하면 아군의 인명을 최소화할 수 있다.

3가지 장점은 국방에서 킬러 로봇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한다. 얼마 전 국내 비무장지대(DMZ)에서도 킬러 로봇을 운영한다는 언론 보도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렀다. 킬러 로봇의 개발 현황은 어디까지이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경계 로봇, 비무장지대에 실전 배치

로봇 전문 제조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1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하버드대와 함께 ‘빅독’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개발했다. 빅독은 0.76m의 키에 길이는 0.91m인 4족 보행 로봇이다.

무게는 110kg 정도로 최대 150kg의 짐을 운반할 수 있고 시속 6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30도의 경사면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올라갈 수 있고 얼음과 같은 미끄러운 곳에서도 균형을 잡고 똑바로 걷는 것이 이 로봇의 특징이다.

현재 빅독은 짐을 운반하는 데만 사용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킬러 로봇은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빅독에 무기를 장착해 킬러 로봇으로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더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상을 경악시킬 만한 킬러 로봇인 ‘아틀라스’를 개발했다. 아틀라스는 이족 보행 로봇으로, 병사를 대체하기 위해 DARPA와 함께 개발했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도 관절을 이용해 중심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손과 발을 이용해 산과 같은 지형을 기어 올라갈 수도 있다. 아틀라스에 무기만 장착되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볼 법한 기계가 이제 현실화되는 것이다.

관절을 사용해 공격하는 로봇만이 킬러 로봇일까. 그렇지 않다. 앞서 정의했듯이 킬러 로봇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공격하는 무기를 말한다. 영국 BAE시스템즈의 주도로 개발된 ‘타라니스’ 또한 킬러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타라니스는 영국에서 개발한 무인 스텔스다.

전체 길이는 12m이고 날개는 1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무인 전투기다. 약 2900억원의 투자로 개발된 타라니스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 비행이 가능하고 정밀 유도폭탄이 장착돼 있어 목표 대상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적의 공격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 또한 무인 전투기(또는 킬러 로봇)를 개발하고 있다. X47-B 또한 무인 스텔스기로 2013년 5월 항공모함에서 이착륙 테스트에 성공했다. 자동으로 이착륙해 적국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개발 중에 있고 2020년에 최종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킬러 로봇을 양산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삼성테크윈은 감시 경계 로봇인 SGR-1을 개발했다. 현재 한국과 북한 사이의 비무장지대에 일부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GR-1은 탐색 장비로, 열 감지 장치와 표적 동시 추적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간과 야간에 여러 명의 표적들을 동시에 식별하고 탐지할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주간엔 최대 4km, 야간엔 2km 내의 표적들을 식별할 수 있다.

적군을 사살하기 위해 5.5mm 구경 기관총과 40mm 수류탄 투척기 등으로 무장돼 있다. 표적물이 식별되면 무조건 발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암구호를 요구하는데, 암구호를 대지 못하면 실탄을 발사한다.

하지만 실제로 DMZ에 배치된 SGR-1은 암구호를 대도 바로 발포하지 않는다. DMZ에 잘못 들어온 민간인 혹은 아군을 혼동해 잘못 발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험을 감지하면 중앙명령센터에 이를 전송해 경계병이 원격 통신으로 적군인지 아닌지 최종적으로 판단해 공격 명령을 내린다. 가격은 대당 20만 달러로 실전에 배치돼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도 로켓을 시험 중인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종합시험. /연합뉴스

◆로봇, 인간의 진화 추월하나

영화 ‘아이로봇’의 장면이 떠오른다. 아이로봇의 중앙 시스템은 인류의 평화를 위해 스스로 답을 찾게 되고 스스로 사람들의 출입 통제가 인류의 평화라는 답을 도출하기에 이른다. 또 다른 ‘터미네이터’에서는 스스로 진화해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흥미롭고 기대감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을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지게도 한다. 얼마 전 독일 자동차 공장에서 기계에 의해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기계는 단순 작업을 하는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결합된 로봇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오보가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고 로봇에 대한 반대 운동을 펼치게 이른다.

이 사건은 사람들이 얼마나 로봇을 경계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의 우려대로 로봇은 영화에서처럼 인류를 공격할까.

영국의 저명 학자인 스티브 호킹은 “100년 내로 인공지능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고 인공지능의 개발은 인류의 멸망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닉 보스트롬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생물의 진화보다 로봇의 진화는 훨씬 더 빨라 로봇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TED 강연에서 말했다.

로봇은 생물과 달리 진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로봇의 능력은 생명체들과 달리 제한이 없다. 예를 들어 인간의 뇌 크기를 늘리거나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로봇은 가능하다.

가령 로봇의 인공지능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한다면 로봇의 생각을 담당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늘림으로써 생각의 속도, 저장 공간 등과 같은 능력들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산 속도, 저장 공간과 같은 인공지능의 처리 능력은 이미 인간을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인간과 같은 사고 능력을 같게 된다면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게 될 것이다.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들을 푸는가 하면 생각지 못한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태어난 인간의 뇌를 확장하거나 구조를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로봇은 가능하다. 지금까지 컴퓨터의 성능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처럼 로봇도 계속되는 발전의 탄력으로 선순환 구조를 그리며 발전할 것이다.
결국에는 로봇은 인간이 통제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고 지배 구조가 변하게 될 것이다.

킬러 로봇의 인공지능 발전은 위험할 수 있다. 로봇의 진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봇의 인공지능이 충분히 발전한다면 정말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류를 공격하거나 위협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로 인류는 스스로 파멸시킬 무기를 만든 꼴이 된다. 그런 로봇에 무기를 쥐여 준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로봇을 활용해 국방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들의 노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킬러 로봇이 인간을 향해 공격한다면 큰 재앙이지 않을까.

< 유성민 IT 칼럼니스트 >

시간 내서 보는 주간지 ‘한경비즈니스’ 구독신청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김영란법 시행 1주년, 어떻게 생각하세요?

  • 부패방지를 위한 획기적 계기로 현행 유지해야 1697명 66%
  • 민생경제 활성화 위해 현실에 맞게 금액 수정해야 868명 3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