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혁명 (6)·끝 - SW교육으로 돌파구 찾자

미래부 "SW 특기자 늘려야"…교육부는 "선발인원 줄여라"
대학들만 중간에서 난감

중학교·고등학교 정보과목 교사 태부족

이세돌 9단과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SW)다. 무한한 바둑의 수는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해도 모두 계산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등 개발진은 인간처럼 직관적으로 연산 범위를 좁혀 승률이 높은 최적의 착점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 9단에게 승리를 거뒀다. 허사비스처럼 천재적인 SW 자질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느냐 여부가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 컴퓨터는 수리중 >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이 실과 수업시간에 PC 활용법을 배우고 있다. 한경DB

국내에서도 허사비스 같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래창조과학부가 SW특성화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내신 등 성적 걱정 없이 SW만 잘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대입 때 SW 특기자 선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교육부가 특기자 선발을 줄이도록 대학에 요구하면서 정부의 인재 육성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대입 특기자 선발 인원을 줄이도록 요구한 이유는 사교육 조장 때문이다. SW 등 특정 분야 특기자를 대학에서 많이 뽑을수록 컴퓨터 학원 등 사교육 시장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우려다.

교육부의 지침이 전달되면서 주요 대학은 자칫 예산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내년 입시 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주요 대학이 한 해 수백명의 각종 특기자를 선발하는데 이 가운데 SW 특기자는 20~30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교육 문제를 걱정하는 교육부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미래부는 SW 특기자 선발을 늘리라고 하고 교육부는 이를 줄이라고 하니 중간에서 어찌할지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어린시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합한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기를 수 있도록 2017년부터는 초등학교, 2018년에는 중학교에서 SW를 의무 교육하기로 했다. 하지만 컴퓨팅 사고를 가르칠 교사가 태부족하다. SW 의무 교육을 위해서는 정보 담당 교사 수백명이 추가로 필요한데 지난해에는 한 명도 뽑지 않았고 올초 임용한 정보 교사도 44명에 그쳤다. 한 대학 교수는 “2018년 의무 교육 일정에 쫓겨 비전공 교사들에게 SW를 가르치게 하면 컴퓨팅 사고를 키우기는커녕 SW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마저 꺾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 컴퓨팅 사고

computational thinking.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합한 사고 방식을 말한다. 문제 상황의 핵심 원리를 찾아내 이를 재구성하고 순서도를 만들어 해결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조작하기, 큰 문제를 작은 문제로 쪼개기, 문제를 구조화하고 추상화하기, 순서에 따라 문제 해결 자동화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사고력과 문제 해결능력, 창의력 등을 기를 수 있다.

김태훈/추가영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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