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안전자산 '금' 매력 커져
온스당 1400달러 가능성도

금값이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 4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5% 올라 온스당 1247.8달러에 마감했다. 현물 가격은 5.3% 폭등해 온스당 1260.6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이 하루 새 이만큼 뛴 것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했던 2009년 1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작년 12월17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온스당 1050달러 선이던 금값은 연초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올 들어서만 약 18% 올랐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각국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부도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이라는 측면에서 금을 사두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Fed가 올해 금리를 더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도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리면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이자·배당 등을 받지 못하는 금 대신 채권과 같은 다른 투자상품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Fed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다른 투자상품의 매력이 떨어지고, 달러가 약세가 되면서 미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게 된다.

영국 런던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업체 ETF시큐리티스는 지난주 금값에 연동된 ETF에 유입된 투자자금 규모가 작년 8월 이후 최대 수준인 1억850만달러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값이 앞으로 더 치솟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물가상승을 방어하는 수단인데 지금은 물가가 오르기는커녕 일부 국가에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금위원회(WCG)는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경기 둔화로 금 수요가 전년 대비 0.3% 감소했지만, 러시아와 중국 인민은행 등에서 금을 매입하려는 강력한 수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