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우물 파는 연구', 세계를 바꿀 성과 기대한다

입력 2016-02-01 18:15 수정 2016-02-02 04:33

지면 지면정보

2016-02-02A38면

기초과학 중심 맞춤지원 개편
원천기술 확보해 신 시장 개척
신진 연구자 지원확대도 기대

홍순형 <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
최근 정부가 과학분야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의 획일적인 공급자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 맞춤형 지원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올해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부처 간 협력과 노력으로 1조1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기초기술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활동과 창의적 인재 양성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966년 최초의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한 뒤 본격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50년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초연구 수준을 세계 12위권(SCI 논문 수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선진국을 추격하는 양적 성장의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기초가 튼튼한 과학기술 선진국’을 지향하는 질적 성장의 시기로 전환하는 게 과제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기초연구지원사업의 틀을 새로 짜기로 했다. 먼저 기초연구 지원체계를 연구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으로 유연하게 개편한다. 연구자의 다양한 수요에 맞게 연구비와 연구 기간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연도별 연구비 사용의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 우물 파기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교육부의 기초연구 사업은 연구기간을 기존 3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미래부의 기초연구 사업은 기존 3년에서 최장 5년으로 연장한다. 연구 내용의 중복성 제한조치를 완화해 같은 주제라도 심화연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장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장기 연구 수행 중 환경 변화에 따라 연구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도 높일 계획이다.

기초연구 세부사업별 연구 수요에 맞게 예산 운영의 탄력성도 높인다. 지금까지는 세부 사업별 예산의 칸막이로 인해 사업별 선정률이 크게 차이가 나도 조정하기 어려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진연구, 중견연구 등 개인 기초연구사업 예산을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연구 수요에 맞게 예산 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세부 사업별로 적정 선정률을 유지할 방침이다.

기초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평가의 전문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 선도적 수준의 과제 선정 시 기존 계량화된 지표 중심 평가에서 탈피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우수한 평가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층 토론을 통해 과제를 선정하게 할 계획이다.
미래 기초연구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진연구자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린다. 신진연구 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11% 늘어난 1181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과제별 연구비 또한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신규 임용 우수 신진연구자를 대상으로 연구시설 및 장비 구축비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50년간 국가 R&D 사업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추격형 응용연구에 집중됐다. 앞으로 50년은 여기서 벗어나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해 신(新)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연구자가 평생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연 것도 기초연구 분야의 혁신을 위한 노력이다. 이번 기초연구 혁신을 통해 마음껏 연구에 몰입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환경이 조성돼 세계를 바꿀 성과가 나오고 젊은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홍순형 <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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