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현실이 새 성장동력" 수백명 R&D팀 가동 중
삼성·페이스북도 투자 확대

"올해 가상현실 상용화 원년"…올 시장규모 50억달러
연평균 28.5% 성장…2020년 1500억달러로

아우디는 영국 일부 매장에서 소비자가 삼성전자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로 신차를 가상 운전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업체 세이지리얼티코퍼레이션은 입주 예정자에게 공사 중인 사무실의 가상투어를 제공한다. VR 기기를 활용해 테라스로 걸어나가 보거나 싱크대를 써볼 수도 있다.

공상과학(SF)영화에 등장하던 가상현실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VR 기기나 콘텐츠 개발은 물론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등 세계 정보기술(IT)업체들은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올해가 VR 상용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비밀연구팀 가동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연구하는 수백 명 규모의 비밀 연구개발팀을 가동하고 있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VR 또는 AR 기능을 갖춘 헤드셋 시제품도 여러 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VR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했다. 플라이바이미디어 등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잇달아 인수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발표 직후 “VR은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라며 “틈새시장에 머물지 않고 주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말과 작년 초 기어VR 시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작년 말부터 정식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VR 기기 전문업체 오큘러스와 협업해 만든 기기로 스마트폰을 장착해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2014년 오큘러스를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오는 3월28일 PC용 VR 기기 ‘리프트’를 미국 영국 등 세계 20개국에서 시판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VR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VR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자 페이스북의 미래”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구글은 2014년 골판지 소재의 카드보드를 처음 선보였다.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하고 골판지를 소재로 써 가격을 확 낮춘 이 제품은 VR 대중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후 최근까지 19개월간 5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건축·의료 등 활용”

영국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은 세계 VR 시장이 올해 50억달러(약 6조원)에서 2020년 1500억달러(약 180조7000억원)로 30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세계 VR 기기 시장 규모가 올해 1400만대에서 2020년 3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28.5%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어VR 개발을 주도한 강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인헨싱팀 부장은 “교육(박물관 투어, 동식물 탐색, 각종 시뮬레이션 직업 교육) 의료(의사 수련용, 환자 설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VR 기기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상현실

VR(virtual reality). 컴퓨팅 그래픽 등 으로 만든 가상의 세계다. 사람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상으로 설정해 이를 보여준다. 헤드셋 등을 착용하고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할 때 주로 쓰이는 기술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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