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은 올해 증권업계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꼽고 은행이 아닌 증권사가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4일 새해를 맞아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올 한해는 ISA가 가장 큰 상품이 될 것"이라며 "ISA 계좌를 은행이 많이 가져가느냐, 증권사가 가져가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정부가 저금리 시대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 도입할 예정인 ISA는 이른바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예·적금을 포함해 주식, 채권, 펀드 등을 담을 수 있는 계좌로 매년 2000만원 한도에서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5년간 발생한 이익에 대해 최대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로 분리 과세한다.

황 회장은 "예금 금리가 1%대인 걸 감안하면 ISA는 결국 증권형 상품으로 채워지리라 예상한다"며 "다만 점포 수가 증권보다 많은 은행들이 지점에서 ISA를 목숨 걸고 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증권업계가) 열심히 ISA 제도 도입을 위해 노력했는데도 실질적으로는 은행이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며 "증권사들이 좀 더 활발하게 마케팅을 하고 계좌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한국보다 먼저 ISA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계좌 안에 예·적금은 제외하고 주식과 펀드 등만을 담을 수 있다. 영국은 예금형 계좌와 증권형 계좌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다.

황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서도 "새로 도입하는 ISA는 획기적인 세제혜택 상품"이라며 "증권사가 계좌 설정에서 자산관리까지의 전 과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또 모바일과 핀테크에 따른 금융업계 변화 속에서 '비용 절감' 문제가 쓰나미처럼 불어닥칠 것이라며 '성과'에 따른 보수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업계는 물론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서 비용 문제가 큰 숙제가 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성과별로 보수 체계를 달리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도 성과급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핀테크와 관련해선 증권사들이 '기술'에 지나치게 함몰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보다는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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