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금융업계 최대 화두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컨소시엄 참여 형태로 출사표를 던졌다.증시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머니무브'(은행에 예치된 자금이 증시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것)를 촉발할 수 있는 만큼 참여 증권사들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자산 관리·운용에서도 능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컨소시엄과 KT(26,950100 +0.37%)컨소시엄, 인터파크(8,84020 +0.23%)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각 컨소시엄 내 주요 주주 명단에는 국내 굴지의 대형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컨소시엄(가칭 카카오뱅크)에는 한국금융지주(82,6001,700 -2.02%)가 50%의 지분 참여를 확정했고, 인터파크 컨소시엄(I-뱅크)과 KT컨소시엄(K-뱅크)에도 각각 NH투자증권(14,80050 -0.34%), 현대증권이 참여했다.

김주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머니무브'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 진입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지만 국내 유동성의 90%는 여전히 시중은행에 편중돼 있다"며 "비대면 거래가 골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증권사들은 금융소비자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도 갖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이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저금리 금융상품이 대다수인 은행들보다 증권사들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73,700500 -0.67%)) 등 다양한 중금리 상품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며 "기업대출 시장 진입도 증권사들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컨소시엄 참여 증권사들은 "인터넷은행 사업 초기엔 금융투자 상품 개발 역량 뿐 아니라 자산관리서비스 노하우가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투자 패턴이 변화할 수 있는 과정에서 우리도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초기에는 자산관리와 운용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사들이 먼저 할 수 있는 역할은 인터넷은행을 통해 모아진 자금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차원일 것"이라며 "먼저 영업 라이센스(허가)가 확보된 뒤 사업 모델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금융지주는 "지주사 차원의 지분 참여일 뿐 그룹 내 증권사(한국투자증권)가 직업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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