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좋은 약

상처나거나 멍들어도
배 아프면 배에
코감기 걸리면 코에
발라주던 그 약

소염 진통, 가려움증 개선…보습효과도 뛰어나
케이스에 간호사 이미지…가정상비약 이미지 강화
에어파스·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
동전 모양처럼 잘라쓰는 롤파스 형태 하반기 출시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에는 멍이 든 주인공에게 안티푸라민을 발라주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 시절 상처가 나거나 멍이 들면 비상약처럼 가정에 있던 약이 안티푸라민이다. 옛 어른들은 안티푸라민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자식들이 배가 아프다 하면 배에, 코감기가 걸렸을 때는 코 밑에 안티푸라민을 발라줬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다.

안티푸라민이 출시된 지 올해로 82년이 됐다. 안티푸라민은 1933년 유한양행 창립자 고(故) 유일한 박사가 중국인 부인 호미리 여사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유한양행의 첫 자체 개발 의약품이다. 당시 국내에서 쓰이던 의약품은 대부분 수입품이었다. 자체 의약품을 내놓은 것 자체가 의미가 컸던 시절이다.

안티푸라민이란 브랜드 이름을 처음 제안한 이가 누군지에 대해선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창업자의 뜻에 따라 지어진 이름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에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 것이다. 항염증제, 진통소염제인 제품 특성대로 브랜드 이름에 반영한 것이다.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로 등으로 소염진통, 혈관 확장, 가려움증 개선에 좋다. 바셀린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뛰어난 보습 효과도 보인다.

안티푸리민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져 있는 케이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61년 케이스 디자인을 변경할 때 만든 것이다. 간호사를 케이스에 그려 넣어 가정 상비약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후 안티푸라민은 사용과 보관의 편리성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 캡 형태를 적용했다. 1999년에는 로션 타입의 안티푸라민S로션을 출시했다. 100mL 용기에 지압봉도 부착해 환부에 약물을 펴 바르면서 마사지도 할 수 있게 기능을 넣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안티푸라민의 파프 제품 5종(안티푸라민파프, 안티푸라민조인트, 안티푸라민허브향, 안티푸라민쿨, 안티푸라민한방 카타플라스마)과 스프레이 타입의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까지 선보였다. 이른바 ‘안티푸라민 패밀리’다. 올 하반기에는 동전 모양의 안티푸라민 코인(가칭), 잘라 쓸 수 있는 롤파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안티푸라민 패밀리는 80주년 장수 브랜드임에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억~3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11년 50억원을 넘었고 지난해 100억원을 돌파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라고 불린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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