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수원시향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안수정

“연주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틀릴 수 있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실수가 있는 연주가 오히려 더 아름다울 수도 있고요.”

2013년 독일 본에서 열린 제5회 본 베토벤국제피아노콩쿠르와 201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제58회 마리아카날스국제콩쿠르 우승. 2011년 제3회 홍콩국제피아노콩쿠르 4위와 2009년 더블린 국제피아노콩쿠르 3위. 피아니스트 안수정(27·사진)의 화려한 국제콩쿠르 입상 경력만 보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연주하는 ‘콩쿠르형 신동’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그는 “다소의 흐트러짐이 있어도 의미가 풍부한 연주에 끌린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콩쿠르도 1위를 차지했던 본 베토벤이나 마리아카날스콩쿠르가 아니라 4위를 한 홍콩국제콩쿠르다.
“파이널에 올라가면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와 협연할 기회를 주는 콩쿠르였어요. 그때 골랐던 곡이 용감하게도 처음 악보를 읽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이었죠. 아슈케나지가 러시아 출신이어서 의미 있는 곡을 연주하려고 무리한 거예요. 연습이 무척 힘들었지만 심사위원들로부터 ‘처음 치는 곡이라니 믿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죠.”

오스트리아에서 실내악을 공부하는 그는 장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9일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으로 열리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연주 &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시리즈’ 연주회를 앞두고 귀국했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5번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즉흥곡을 연주하는 이 무대에서 안수정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협연한다. 베토벤은 쇼팽과 더불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다. 지난 15일 ‘광복 70주년 기념 세계를 빛낼 음악가들’ 협연에 이은 모처럼의 국내 연주다. 그는 “유럽 독주회 위주로 일정이 짜여졌는데, 오랜만에 국내 관객 앞에서 연주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안수정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음대에서 파벨 기릴로프 교수에게 배우고 있다. 아일랜드 왕립음악원에서 존 오코너와 튜레이스 파히 교수의 지도를 받은 박사과정은 논문 제출만 남았다. 잘츠부르크와 더블린을 오가며 지낸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연주를 통해 선교활동을 펼치는 것이 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형식보다 음악 본연의 의미에 집중하는 연주를 계속 들려주고 싶어요. 듣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게요.”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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