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서울역에서 소월로를 따라 남산 길을 올라가다 보면 서울시교육청 남산도서관이 나온다.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나 산책길을 나온 주민들에게는 친숙한 곳이다. 남산도서관이 이곳에 자리 잡은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남산도서관은 1922년 서울 소공동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 명칭은 경성부립도서관이었다. 광복 후 서울시립남대문도서관으로 바뀌었다가 1965년 지금의 후암동으로 이사하면서 자연스레 도서관에 남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90여년간 시민들의 지식 창고 역할을 했던 남산도서관은 문학에 특화한 전문 도서관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도서관 특성화사업에서도 문학 중심 도서관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말 한국 문학 전문자료관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소설과 시, 수필 등 한국 문학과 관련된 자료 3만권을 소장하고 있다. 489.6㎡의 자료관에는 각종 문학 도서뿐 아니라 열람 공간도 넉넉해 책을 찾고 읽기에 편하다.
남산도서관은 2011년부터 한국소설가협회와 함께 ‘나는 작가다’라는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 회원들이 강사로 참여해 매주 토요일 중·고등학생에게 소설과 수필에 대해 가르친다. 이은각 남산도서관장은 “수강하려면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해 경쟁률이 높고 학생들의 의욕도 넘친다”고 설명했다. 문학과 관련한 인문학 강의도 수시로 열고 있다.

남산도서관에는 다른 일반 도서관과 달리 어린이실이나 청소년실이 없다. 성인 이용자가 많은 특성을 감안해서다. 도서관 다문화도서실에는 보통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아동서가 대부분이지만 남산도서관 다문화코너에는 경제와 경영, 문학 도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서관 인근의 외국 대사관, 주한미군 기지 등에 근무하는 외국인이 도서관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대사관 직원들이 자국을 홍보하는 책자를 들고 오기도 한다.

남산도서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독서치료다. 3층 독서치료·어학실은 독서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서 5000여권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도서관 독서교육과의 심리 치료 전문가들이 다양한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울교육청 산하 도서관에 보급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이 관장은 “시민들이 문학 관련 자료를 찾을 때 이곳을 가장 먼저 찾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특성화한 문학 콘텐츠와 수준 높은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남산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서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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