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이 금산분리 원칙에 가로막혀 지배구조 개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지회사 전환으로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에 있어 금융계열사 처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이면서, 업계 안팎에선 롯데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3,16095 +3.10%) 등 3개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곳은 롯데손해보험 뿐이다.

신 회장이 금융계열사 처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금산분리 원칙이 적용됨에 따라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일가 내 지분 갈등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계열사 간 복합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금융계열사 처분) 문제는 과제"라며 "기업간 주식교환시 과세이연 이외에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정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은 금융계열사 처리로 속앓이 중인 롯데그룹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일반 지주회사와 금융계열사 사이에 위치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기존 금융계열사를 그대로 거느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2012년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은 문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2일 "실제 금융계열사 문제 때문에 많은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빨리 법을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통과를 가정할 경우, 어떤 회사가 롯데그룹 내 핵심 금융계열사가 될 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가치가 큰 회사가 중심이 될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올해 3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총자산은 8조4468억원, 롯데손해보험은 7조1233억, 롯데캐피탈은 5조6052억원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가장 먼저 설립된 롯데캐피탈이 롯데 금융계열사의 핵심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