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1조1908억에 통째 매입
2017년 하반기 분양할 듯…3.3㎡당 4000만원 전망

공무원연금공단 소유의 서울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팔렸다. 이 단지는 2000여가구로 재건축된다. 한경DB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강남구 내 노른자위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였다.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붙어 있고 양재천을 끼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2000여가구 브랜드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김승배 대표는 “강남 지역 대단지여서 수요는 탄탄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부동산 경기와 임대주택 건설 등 인허가 절차가 사업 성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하반기 2000여가구 분양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 매각 입찰 결과 예정가격(1조1907억9900만원)을 소폭 웃도는 1조1908억500만원을 써낸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3개 회사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40%로 가장 많고 GS건설이 33.3%, 현대엔지니어링이 26.7%다. 매각가격이 최고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예정가격보다 600만원 높은 가격에 그친 것은 입찰 참여를 고민하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단독 응찰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84년 완공된 개포8단지는 12층 10개 동 1680가구 규모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은 120%에 불과하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최고 35층에 용적률 250%가 적용될 전망이다. 최대 20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부지를 통째로 매입해 재건축을 진행하는 만큼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 인허가 절차가 필요 없어 일반 조합 재건축 아파트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유주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임대 형태로 살고 있는 공무원 가족들을 내년까지 이주시킬 예정이다.

2017년 7월 잔금 납부와 함께 소유권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넘어오는 만큼 새 아파트 분양시기는 2017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새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에 GS건설 브랜드 ‘자이(Xi)’를 결합한 ‘디에이치·자이’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이 없어 2000여가구 모두 일반분양된다.

변수는 2년 뒤 부동산 경기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인근 재건축 아파트값보다 높은 3.3㎡당 4000만원에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경우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포8단지 입찰 참가를 고민했던 한 대형건설사 수주팀장은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땅값과 2000가구 새 아파트 건축비 6000억원에 간접비 등을 포함하면 수익성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 탄력

개포8단지 재건축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웃한 개포주공 1·2·3·4·시영 등 5개 개포지구 1만여가구의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5040가구 대단지로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개포주공1단지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 개포8단지 매각 호재 등으로 올 들어 실거래가가 3000만원가량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3㎡당 3500만원대였던 개포동 아파트값이 이달 3800만원을 넘어섰다. 내년 초 일반분양을 앞둔 개포주공2단지도 3.3㎡당 4000만원에 가까운 분양가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매입에 나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를수록 개포8단지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 매각으로 줄어든 임대주택은 바로 옆 개포9단지를 직접 재건축해 부족분을 메울 방침이다. 현재 960가구인 개포 9단지는 2020년까지 2000여가구로 지어진다.

김보형/이현일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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