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홀서 퍼터 부러지자 웨지 퍼팅으로 버디 5개

집게발 퍼팅, 롱 벨리 퍼팅, 평범한 퍼팅, 웨지 퍼팅….

대니 리가 우승한 미국 PGA투어 그린브라이어클래식 마지막날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네 명의 상위권 선수가 모두 다른 퍼팅 방식으로 버디쇼를 연출하며 연장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대니 리는 집게발 퍼팅을 했고 케빈 키스너는 일반적인 퍼터를, 데이비드 헌은 벨리 퍼터를 썼다. 로버트 스트렙(사진)은 웨지 퍼팅을 했다. ‘4인4색 퍼팅’이 연출된 것이다. 이들은 마지막날 각각 3타, 6타, 3타,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동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스트렙의 웨지 퍼팅이 눈길을 끌었다. 전반 9번홀에서 퍼터의 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후반부터 샌드웨지를 들고 나온 그는 후반 9개홀에서만 5개의 버디를 뽑아내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13번홀에서는 8m짜리 긴 거리 퍼팅을 웨지로 굴려 버디를 잡아내 갤러리들을 놀라게 했다.

나상현 프로는 “풀이 길게 자란 그린 에지와 그린 경계에 공이 놓여 있을 때 퍼터 대신 웨지를 사용하면 유리한 경우가 있다”며 “웨지의 리딩 에지 날로 정확하게 공의 정중앙을 때려야 하는 만큼 상당한 연습이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PGA 규칙에 따르면 라운드 중인 선수는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이 아닌 다른 이유로 변형되거나 손상된 클럽을 사용할 수 없다. 새 클럽으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 고의로 손상시켜 사용하면 실격이다. 스트렙은 “퍼터를 캐디백 근처로 던졌는데 무언가에 부딪치면서 퍼터 목 부분이 부러지는 바람에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스트렙은 정규 라운드가 끝난 뒤 연장전에서는 새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규칙에 따라 근처 가게에서 장만한 새 퍼터로 연장전을 치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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