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女변호사들 (7) 법무법인 동인

2004년 설립된 11년차 젊은 로펌…121명 중 18명이 여성변호사
건설부동산 김지연·박세원 등 분야별 다수 베테랑 보유
이영애 결혼발표 등 연예인 컨설팅…섬세함 발휘해 '긍정 여론' 이끌어

법무법인 동인의 여성 변호사들. 앞줄 왼쪽부터 임화선 김지연 박세원 변호사, 뒷줄 왼쪽부터 이지영 이유진 이보아 강민주 이향은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제공

법무법인 동인은 법원장,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많고 형사소송 변론이 주특기인 로펌이다. 이 때문에 남성 위주 로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오해다. 동인 소속 변호사 121명 중 여성은 모두 18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14.9%다. 형사 송무 중심 로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동인 소속 여성 변호사들은 “험난한 형사 사건일수록 도전의식이 생긴다”고 말하는 여걸이다. 동시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다수의 소송과 자문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형사팀 업무하며 여걸로 다듬어져

동인에 입사한 여성 변호사들은 특유의 훈련과정을 거쳐 여걸로 다듬어진다. 동인은 소속 변호사를 2년에 한 번씩 다른 팀에서 일하게 하는 업무순환 정책을 시행한다. 이 교육과정을 따라 여성 변호사들은 민사 가사 등 송무팀뿐 아니라 형사팀 업무에도 배치된다. 형사팀은 아직 공판이 시작되지 않고 검찰에서 진행 중인 사건을 담당하는 팀을 말한다. 서슬 퍼런 검사 앞에 앉아 의뢰인을 보호하며 조사에 응하느라 10시간 이상 보내는 건 예삿일이다. 사법연수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막 졸업한 1년차 여성 변호사도 예외 없이 이 업무에 투입된다. 훈련을 통해 형사법 실무를 익힐 수 있어 과정을 마치면 금융 건설부동산 송무 등 다른 분야 일을 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김지연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 박세원 변호사(34기), 임화선 변호사(34기)는 동인에서 여성 변호사들의 ‘왕언니’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동인 건설부동산팀의 유일한 여성 파트너변호사(로펌의 주주 격)다. 건설과 관련된 일이면 하도급부터 턴키까지 못하는 일이 없고 대한상사중재원 건설중재인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한다. 같은 건설부동산팀에서 일하는 박 변호사는 경희대 공공대학원과 대한상사중재원 건설클레임 전문가과정 등에서 강의하는 ‘브레인’이다. 임 변호사는 공중파 TV의 법률상식 프로그램에 1년 넘게 고정출연한 적이 있는 동인의 ‘스타 변호사’다. 형사팀에서 프로포폴 관련 의료법 위반과 관피아(관료+마피아) 사건 등 한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건을 도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연예인 결혼발표 컨설팅도

형사 중심 로펌이라고 해서 동인 여성 변호사들이 자문업무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동인은 2008년 한국 로펌사상 가장 특이한 컨설팅 가운데 하나를 처리했다. 배우 이영애 씨의 결혼을 발표하고 언론사 질의에 응답하는 일을 수행한 것. 연예인의 결혼이나 은퇴 등 발표는 해당 소속사가 담당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로펌을 통한 결혼 발표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당시 이 컨설팅은 이향은 변호사(38기)가 실무를 맡아 처리했다. 이 변호사는 “경제학과 출신이고 주로 금융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기업 자문을 담당하는 터라 평소 하는 일과 달라 재미있게 일했고 보람도 있었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의뢰인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여론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는 여장부지만 이들도 가정으로 돌아가면 평범한 엄마와 아내로 변신한다. 박세원 변호사는 “딸이 어렸을 때 검사로 일하던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나 주말부부로 지낸 적이 있다”며 “평일에 혼자 있으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든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동인 관계자는 “새내기 여성 변호사들은 입사 초기부터 선배 여성 변호사들로부터 세세한 업무 가이드는 물론 결혼 적령기에 다다르면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도 코칭을 받는다”며 “여성 변호사라고 해서 밤샘 업무에서 예외를 두진 않기 때문에 예비신랑에게 남편으로서의 외조를 부탁할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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