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도하던 수출 시장서 중소·중견기업 '맹활약'
지난해 수출 비중 34%로 증가

한국무역協·산업통상자원부 선정,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업체들
'한빛회' 모임서 정보 교환…무역업계 리딩그룹 형성

프랑스와 스페인의 1월1일 국제수지는 500억달러 흑자다. 1년간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관광수입만 그 정도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국은 반대다. 관광수지는 적자다. 원자재는 대부분 수입해야 한다. 그래서 정월 초하루부터 1년 내내 무언가를 내다 팔아야 국가가 돌아간다. 이런 면에서 수출은 한국의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수출한국의 새로운 힘

수십년간 한국의 수출은 대기업이 주도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는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며 수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수출은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출 규모가 감소해 한국의 수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흥 경쟁자 등장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재약진 등이 그 이유다.

앞으로도 전망은 밝지 않다. 엔저현상은 쉽게 방향을 바꿀 것 같지 않고, 기술력을 갖춘 중국 등 신흥기업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현지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 같은 대기업의 경쟁력 상실이 한국 경제의 위기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수출 위축에 따른 공백을 다른 기업들이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은 2012년 32%에서 지난해 34%로 올라섰다. 중소·중견기업들이 한국 수출의 새로운 버팀목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

한빛회 맹활약

이런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표하는 한빛회는 최근 어려운 국제환경에도 꾸준히 수출을 늘리며 선전하고 있다. 한빛회는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이 매달 2개씩 선정하는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업체들의 모임이다. 한빛회 회원사(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 기준)의 지난해 수출 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3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3년에 비해 3.1%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상위 30개 회사의 수출은 8.3%, 20개사의 수출은 10.7%나 늘었다.

엠씨넥스 코나아이 서원인텍 등 정보기술(IT) 부품 업체들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콘크리트 펌프트럭을 만드는 에버다임, 유압브레이커 등을 만드는 수산중공업, 삼화페인트 등도 수출에 힘을 보탰다. 메타바이오메드를 비롯해 누가의료기, 케이에스피, 오스템임플란트 등 바이오 업체들도 새로운 수출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토비스 등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켜냈다.

올해부터 활동 강화
한빛회 모임은 2008년부터 시작했다. 이달의 무역인 수상자들 간에 비즈니스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 도모를 통해 무역업계 리딩그룹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회원사는 133개다. 업종별로는 기계 및 전기전자 분야가 약 47%를 차지하고,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65%, 영남권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이 이처럼 편중돼 있는 것은 이 지역에 수출업체들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약 8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빛회 초대회장은 정석현 수산중공업 대표가 맡았다. 2대 회장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는 작년 정기총회에서 연임해 지금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빛회는 지난 10일 총회를 열고 한빛회가 무역업계의 중추적인 그룹으로 자리잡기 위한 활동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 회원 간의 정보교류의 장을 더 넓히기로 했다. 또 시기에 맞는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해 회원사들의 지식역량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빛회는 이와 함께 많은 수출기업들이 이달의 기업인에 응모해 수출 관련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회원사 모집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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