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가구·유통 이어 건자재·소형가전 진출

부엌 전문회사서 변신…4년만에 가구업계 1위로
인테리어·온라인몰로 매출 1조원 시대 열어
"이젠 공간을 파는 회사"
1970년 한 건축설계업자가 부엌가구회사를 차렸다. 쪼그려 앉아서 일해야 하는 아궁이가 있는 부엌이 가장 불편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이 공간을 현대식 입식주방으로 바꿔 주부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로부터 45년 후. 이 회사는 부엌, 거실, 침실을 하나로 묶어 더 나은 공간을 제공하는 ‘토털 공간솔루션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의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45년 역사는 공간을 바꾼 역사

한샘을 만든 조창걸 명예회장은 “부엌 좀 바꿔보자”는 소박한 꿈으로 시작했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부엌가구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그가 부엌을 빠져나와 더 큰 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1997년이었다. “부엌은 이제 잘 만들 수 있으니 거실과 침실, 서재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종합가구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 1979년 한샘에 입사, 199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최양하 사장(현 회장)이 실행을 담당했다.

한샘은 이때부터 한국의 거실과 침실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이후 10여년간 한샘은 소파, 침대, 옷장, 수납장, 거실장은 물론 협탁, 스탠드 조명, 1인용 의자 등 인테리어 소품까지 집을 꾸밀 수 있는 거의 모든 제품을 내놨다. 종합가구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지 4년 만인 2001년 국내 1위 가구업체 타이틀을 차지했다. 창업 때부터 변하지 않은 것은 “좀 더 편리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조 명예회장의 철학이다. 가구업계에서는 “한샘이 모든 걸 다 만들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통서비스 회사로 도약

한샘은 멈추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최양하 회장은 2008년 “유통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포했다. 두 번째 변신이 시작됐다. 온라인 등 신규 유통망을 확대하고 국내 기업으론 최초로 플래그숍(대형 매장)을 내기 시작했다. 인테리어사업 브랜드 ‘한샘IK’를 출시한 것도 2008년이다. “제조로 출발했지만 향후 10년 동안은 유통서비스회사가 돼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신념이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온라인 판매와 한샘IK 매출 증가에 힘입어 한샘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5년 만에 매출은 두 배 넘게 늘었다.

스웨덴의 ‘가구공룡’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확실시되던 2010년 이후 한샘은 시공 인력을 확충하는 등 전국 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다. 2005년 600명이던 시공 기사를 2010년 900명, 지난해 2800여명으로 늘렸다. ‘가구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이었다.

○“공간을 팝니다”

2015년 2월11일. 한샘은 ‘토털 공간솔루션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샘의 45년 역사는 ‘공간을 바꿔온 역사’였다. 세 번째 변신은 “가구가 아닌 공간을 파는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도 집안 전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관심을 갖는 시대가 됐다”며 “그동안 가구를 팔았던 한샘은 이제 침실과 거실 등 공간을 만들어주는 토털 솔루션 회사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구에 이어 욕실, 바닥재 같은 건축자재사업을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소형 가전 제품도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지난해 말 기기사업부를 신설, 원액기 가습기 제습기 등 소형 가전을 한샘 브랜드로 내놓기로 했다.

한샘의 첫 번째 공략 대상은 신혼부부다. 집안 전체를 한샘 제품으로 채울 수 있는 주요 소비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공간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은 매출 1조원 기업에서 3조원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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