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2개 혐의 중 2개만 인정
배임수재·세금포탈 등 모두 무죄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선 전 회장에게 적용된 22개 혐의 중 2개만 유죄로 인정되는 등 검찰 수사에 무리수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 전 회장의 배임 혐의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 전 회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러 부동산 등기를 타인 명의로 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점과 아들의 미국 경영대학원(MBA) 유학 자금 1억1894만원 상당을 횡령한 점, 약 11억원의 미신고 해외펀드투자 자본거래에 따른 외국환 관리법 위반 등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 전 회장에 대한 배임수재, 그림 구매 관련 업무상 횡령,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임 등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 전 회장이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이권을 보장받고 대가성 금액을 받아 소액주주에게 주식을 헐값에 팔도록 해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와 관련해 “선 전 회장이 당시 대표이사로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만으로 죄를 입증할 수 없다”며 “소액주주들은 자율적 선택을 했다”고 판단했다.

선 전 회장이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부분도 “증여 후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위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 전 회장은 2005년 하이마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외국계 펀드의 인수자금 대출에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24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2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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