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변심 때문에…NHN넥스트 정체성 논란

입력 2014-12-02 21:13 수정 2014-12-02 23:32

지면 지면정보

2014-12-03A16면

10년간 1000억 기부해 SW 핵심인재 키운다 해놓고 "프로젝트 강화"

단기 프로젝트 위주로 교육과정 대폭 개편
교수 직함도 연구원으로

"융합형 인재 양성위해 장기적 관점 지원 절실"
일부 교수들 강력 반발

NHN넥스트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한경DB

네이버가 소프트웨어(SW) 핵심 인재를 기르겠다며 설립한 NHN넥스트 학교의 정체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그래밍부터 인문사회학까지 폭넓은 소양을 갖춘 융합형 SW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0년간 1000억원을 들이겠다고 공언한 학교다. 그러나 네이버는 최근 SW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며 NHN넥스트의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교육과정도 단기성 프로젝트 위주로 바꿨다.

◆‘학교’ 축소하고 ‘현장’ 강화

지난달 1일 네이버는 NHN넥스트 학교 안에 앞으로 전개할 8개의 사업을 준비하는 팀 성격의 개별조직 ‘유닛’을 신설했다. 각 유닛은 △초·중·고교 SW 교육 △무크(MOOC·온라인 공개강좌) △대학원대학 커리큘럼 연구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대학원대학 커리큘럼 연구 유닛은 앞으로 네이버가 세울 계획인 석·박사 과정 대학원만 운영하는 ‘네이버 SW 대학원대학’의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커리큘럼을 짜는 유닛이다.

기존 20여명의 교수 직함은 일괄적으로 연구원으로 바꿨다. 책임연구원과 연구원으로 바뀐 기존 NHN넥스트 교수들은 2~3명씩 각 유닛에 분산 배치됐다. 네이버 측은 “연구원들을 그간 교수라고 불렀더니 가르치는 일로만 역할을 한정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에 입학할 예정인 3기부터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교육 체제도 바뀐다. 이른바 ‘모듈식 교육’이라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입학할 때부터 기업과 연계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마치면 졸업하는 형태다. 네이버 측은 “예컨대 특정 기업에서 필요한 ‘iOS용 메신저 개발’ 등 특정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면 학업을 마치게 되는 ‘현장형 교육’”이라고 말했다.

◆“현장형 교육으로 학원 전락”

업계에서는 앞으로 NHN넥스트에서 프로젝트 위주의 SW 단기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N넥스트 재단이 ‘학교’가 아닌 ‘사업’에 방점을 찍으면서 재단 자금도 사업에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N넥스트 교수진은 “네이버가 말하는 현장형 교육은 학원에서 가르치는 식의 단기 교육, 프로젝트성 교육”이라며 “그런 교육이라면 학원도 있는데 굳이 네이버에서 나서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NHN넥스트 교수진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게 이 같은 교육방침 변경에 대한 서면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학교 운영 방향을 바꾼 것은 지난해 9월 이사장으로 취임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이 멘토로 꼽는 윤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사로도 일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전 회장의 삼남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네이버 이사회에 몸담았다.

네이버가 NHN넥스트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이유는 기존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네이버 측은 “학생 1인당 매년 2억원의 돈이 든다”며 “그럼에도 학생 휴학률이 40%를 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NHN넥스트 교수진은 “학생 1인당 졸업할 때까지 약 8700만원이 드는데 이는 서울대 KAIST 포스텍 등 국내 주요 대학과 비교해 봐도 큰 비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네이버는 10년간 10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애초부터 SW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것이지, NHN넥스트에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했다.

NHN넥스트는 김평철 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초대 학장으로 취임해 지난해 3월 개교한 학교다. 정식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다양한 기본기를 가르쳐 사용자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구루(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특성화고 졸업생부터 명문대 재학생, 일반인까지 뜻 있는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업계에서는 신선한 시도로 찬사를 받아왔다.

≫≫NHN넥스트

검색 포털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일반 사용자용 소프트웨어(SW) 분야의 핵심 인재를 기르기 위해 네이버가 2011년 11월 설립한 비영리 교육기관.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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