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의학대학원생 박찬수 씨

“제2의 김창완 유희열 이적 장기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9월 연세대 윤동주기념사업회(회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가 주최한 ‘제3회 윤동주 시 작곡대회’에서 예술대 실용음악 전공자 등과 경쟁해 당선작을 낸 박찬수 씨(29·서울대 치의학대학원 2년·사진)의 포부다.

연세대가 윤동주의 시 정신을 기리고자 2012년 만든 이 대회는 ‘유재하 가요제’와 더불어 싱어송라이터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박씨의 당선작은 윤동주가 1941년 지은 ‘별 헤는 밤’. 의학도의 감수성에 풍부한 선율이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씨가 음악을 시작한 건 2004년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서울대 기숙사 밴드 ‘소리느낌’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며 뮤즈, 라디오헤드 등 영국 록음악을 접했다. 그는 “당시엔 음악을 진지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군 생활 중에 찾아왔다. 영화 ‘원스(Once)’를 보고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다. 박씨는 이때부터 기타를 배우고 꾸준히 작곡도 했다. 음악에 자신감이 붙었고, 전역 전후 ‘슈퍼스타K2’와 ‘대학가요제’에도 지원했으나 아쉽게 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박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찾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대를 졸업하고 치의학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음악활동을 하려면 회사원보다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전문직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박씨는 지난해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1년간 서울재즈아카데미 작편곡과에서 화성학과 작곡법을 배웠다. 박씨는 요즘 자작곡 밴드 ‘소녀를 사랑한 나무’를 만들어 홍대에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며 “앞으로 치과의사로 일하게 되더라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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