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중개수수료 개선안 이르면 연말 적용

6억~9억 주택 매매 수수료율은 0.5% 이하
3억~6억 전·월세 거래 땐 0.4% 이하로 조정
중개업소 반발…공청회 열자마자 중단돼

3년 전 중견기업 임원에서 은퇴한 김모씨(65)는 얼마 전 서울 반포동 신반포3차 아파트 전용 99㎡를 4억6000만원에 전세로 계약하면서 중개 보수(수수료)로 240만원을 지급했다. 같은 값의 아파트를 살 때 내는 최대 중개 수수료 184만원과 비교해 56만원이나 비쌌다. 김씨는 “현재 요율대로라면 350만원 이상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중개사와 협상해 겨우 100만원가량 깎았다”며 “어떻게 전세 중개 수수료가 매매 수수료보다 더 비쌀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택 중개 수수료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전세 중개 수수료가 매매 때보다 더 비싼 이른바 ‘중개 수수료 역전’ 현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을 내놓고 거래량이 많은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 매매거래 때 내야 하는 중개 보수를 현재보다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은 시·도의회를 거쳐 이르면 연말 내에 조례로 통과된 뒤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3억~6억원 임대차 요율도 세분화

국토부 개선안에 따르면 6억원 이상 주택 매매 때 적용되는 중개 수수료율이 세분화된다. 지금은 6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할 때 중개 요율을 0.9% 이하에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5% 이하로 낮아지고 9억원 이상 매매 거래에 한해 0.9% 이하 요율이 적용된다.

5000만원 미만(0.6% 이하), 5000만원 이상~2억원 미만(0.5% 이하), 2억원 이상~6억원 미만(0.4% 이하) 구간은 현재와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임대차 중개 요율은 지금의 3억원 이상 구간(0.8% 이하)을 3억원 이상~6억원 미만(0.4% 이하)과 6억원 이상(0.8% 이하 협의)으로 나누기로 했다.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전·월세 거래 수수료가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5000만원 미만(0.5% 이하),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0.4% 이하), 1억원 이상~3억원 미만(0.3% 이하) 구간은 지금과 같다.

중간 가격대 주택 거래 수수료율을 이처럼 바꾸기로 한 것은 집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2000년 설계한 주택 고가구간이 너무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3억~6억원 전세 수수료가 매매보다 더 비싼 역전 현상이 빚어진 것도 개정 배경이다.

최수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법에서는 고가주택 기준이 2006년에 이미 9억원으로 조정돼 중개 요율도 이 수준에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신반포3차 전세 계약자인 김모씨는 같은 값의 아파트 매매 시 최대 중개보수(184만원)와 비슷한 중개 보수를 낼 수 있게 된다.

상가·오피스텔 등 비(非)주택은 주거용 오피스텔과 기타 비주택으로 구분했다. 중개 요율 0.9% 이하에서 협의하기로 돼 있는 기존 비주택 매매·임대 중개는 개선안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 0.5% 이하, 임대차 0.4% 이하로 구분키로 했다. 기타 비주택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이번 안을 토대로 개선안을 확정, 주택 중개 요율(지자체 조례) 및 주택외 수수료율(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중개사 반발로 공청회 중단

이날 국토부가 경기 안양시 국토연구원에서 열 예정이던 중개수수료율 개정 공청회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원들의 반발로 중단됐다.

협회 회원들은 “지금의 요율 체계는 15년 전에 마련된 것으로 현실에 맞추려면 요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준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정부는 이해 당사자인 중개사 측과 협의해 새로운 보수 요율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잠정 개정안이 6억~9억원 미만 주택에 대해선 전세와 매매 중개 요율이 역전될 가능성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일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임대차 3억원 이상 물건을 주선한 중개업소 중 4%만이 0.8% 요율을 적용했다”며 “대부분의 중개업소는 0.4~0.5%의 요율을 받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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