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정부 예산안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가 8조원 이상 부족한 상황인데도 지출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5.7%(20조2000억원) 늘어나 376조원으로 편성됐다. 초확장예산, 슈퍼예산이다.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는 올해보다 8조원가량 늘어나 33조6000억원이 되고, 국가채무도 23조원이나 증가해 570조원이 된다. GDP 대비 나랏빚은 35.7%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다. 균형재정, 건전재정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대규모 빚으로 팽창예산을 짠 정부의 고민을 모르지 않는다. 이 중대한 ‘골든타임’에 경제를 살릴 마중물 효과로 재정을 확대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재정 적자는 커지지만 경기를 제대로만 회복시킨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이렇게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일리가 있지만, 그래도 워낙 파격적인 적자편성이어서 걱정은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복지예산의 급증이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올해 100조원 시대에 들어선 복지예산은 내년에도 8.5%나 늘어 115조5000억원으로 잡혔다. 전체 예산에서 비중도 30.7%로 처음으로 30%를 넘어선다. 더구나 기초연금 확대 등 근래 급팽창한 복지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갈수록 관련 지출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해 급증하게 돼있다. 복지예산은 급속한 고령화, 통일 대비 잠재 예산과 더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건전재정을 어렵게하는 최대 리스크다.

국회 심의도 걱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벌써 부자감세 철회 차원에서 법인세 인상, 복지 디폴트를 선언한 지자체에 지원 확대, 임금인상과 연계한 재정지출 방안 등을 예산 심의와 연계하려는 판이다. 안 그래도 민원사업과 쪽지예산을 경쟁적으로 끼워넣으며 정부안을 누더기로 만들어왔던 국회다. 또 어떤 선심정책을 마구 집어넣을지 우려된다. 재정은 국가경제의 최후 보루다. 적자 재정은 심각한 경고다. 재정 역량을 총동원하고도 경제를 못 살리면 국회도 당연히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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